핫 플레이스는 긴 시간을 기다렸다가 가게에 들어가는 ‘그 순간‘을 위한 장소인 것 같다. 정작 경험하고 나면 ‘어휴, 이거였어?‘ 싶지만 그래도 가봤다는 스탬프를 찍는 일. 단, 스탬프는 한 번이면 족하다. 사흘 동안 수많은 핫 플레이스를 들락거렸지만 한 번 더 방문하고 싶은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거기있는 사람들은 비슷한 옷을 입고, 비슷한 신발을 신고, 똑같은 메뉴를 먹고 있었다. 그 광경이 몹시 기이하게 느껴져서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내가 즐기지 못하는 핫 플레이스는 핫 플레이스인가 아닌가. 나는 핫 플레이스에 어울리는 사람인가 아닌가. 정답은 둘 다 아니다, 였다. - P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