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안은영 (특별판)
정세랑 지음 / 민음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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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쫓아온 인표가 뒤에서 가만 은영을 안았다. 두 손바닥으로 은영의 팔꿈치를 받쳤다. 은영은 문득 전에도 인표가 이런 식으로 팔꿈치를 받쳐 준 적이 있다는 걸 기억해 냈다. 수전증이 있는 은영이 산수유 꽃에 좀처럼 카메라 초점을 맞추지 못할 때, 마치 인간 삼각대처럼 그렇게 팔을 잡아 줬었다. 인표의 환한 에너지가, 남쪽 나라의 꿀 같은 에너지가 흘러들었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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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특별판)
정세랑 지음 / 민음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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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래 보였다. 은영의 눈에는 보였다. 두 사람이 만들어 내는 기분 좋은 공기가 시각적으로 보였으니까. 색깔로 말하자면 오트밀 색에 가까운 베이지였다. 화려한 색은 아니지만 은영이 늘 동경했던 색이다. 베이지 색이 어울리는 여자가,
혹은 커플이 되고 싶다고 말이다.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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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견일기 1 노견일기 1
정우열 지음 / 동그람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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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참 슬픈거지? 그치만 이별에서도 배울 점은 좀 있는 것 같아. 이별의 순간이 닥쳤을 때,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상대방이 내게 어떤 존재였는지 깨닫게 되거든. 평소에 우리는 언젠가 이별이 찾아온다는 걸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마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지금의 관계가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시간을 낭비하곤 하잖아.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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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여름 - 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다 아무튼 시리즈 30
김신회 지음 / 제철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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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00 보존의 법칙‘을 굳게 믿는다. 00 안에는 분노, 억울함, 인내 혹은 결핍이 들어갈 수도 있다. 살면서 경험한 결핍은 그 사람 안에 평생 일정하게 남아 있다고 믿는다. 어린 시절부터 쌓인 결핍을 채우기 위해서는 어른이 된 내가 나서야 한다. 나라는 사람 안에 오랫동안 쌓여온 결핍은 오직 나만이 채울 수 있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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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플레이스는 긴 시간을 기다렸다가 가게에 들어가는 ‘그 순간‘을 위한 장소인 것 같다. 정작 경험하고 나면 ‘어휴, 이거였어?‘ 싶지만 그래도 가봤다는 스탬프를 찍는 일. 단, 스탬프는 한 번이면 족하다. 사흘 동안 수많은 핫 플레이스를 들락거렸지만 한 번 더 방문하고 싶은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거기있는 사람들은 비슷한 옷을 입고, 비슷한 신발을 신고, 똑같은 메뉴를 먹고 있었다. 그 광경이 몹시 기이하게 느껴져서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내가 즐기지 못하는 핫 플레이스는 핫 플레이스인가 아닌가. 나는 핫 플레이스에 어울리는 사람인가 아닌가. 정답은 둘 다 아니다, 였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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