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 (리커버) 을유세계문학전집 여성과 문학 리커버 에디션
에밀리 디킨슨 지음, 조애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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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생애동안 써낸 2000편 중 엄선된 200여편의 시를 엮어낸 선집이다. 어떤 시는 누군가에게 띄워 보내는 편지 같기도, 신에게 올리는 기도 같기도 했다. 또 어떤 시는 소설의 한 조각 같기도 했다. 아마 그녀가 표현하고 싶은 세상의 단편들이 무궁무진 했겠지. 사랑, 이별, 죽음과 영혼을 주제로 한 시들이 많이 등장한다. 병환이 깊은 어머니를 간호하던 그녀의 인생과 맞닿아 있는 작품들이 많을 것이다. 아카데미를 다니며 문예 창작을 공부한 덕인지 문학적 표현력이 돋보이는 구석이 많다.

작가의 시를 읽다보면 명상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순간이 종종 찾아온다. 나뭇잎에 매달린 투명한 이슬, 발 아래 부서지는 아침의 하얀 파도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일까. 개인적으로는 문화적 공감대 때문에 한국 시가 취향이지만 형용할 수 없는 생소한 울림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시대를 넘나들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듯 하다.

✏️사는 게 아픈 것인지 -
노력해야만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
둘 중 선택할 수 있다면 -
죽는 쪽을 -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

✏️새벽이 언제 올지 몰라.
문을 모조리 연다.
새벽은 새처럼 깃털을 가졌을까.
혹은 해변차럼 파도가 칠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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