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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전 ㅣ 비룡소 전래동화 15
유은실 지음, 홍선주 그림 / 비룡소 / 2010년 11월
평점 :
효(孝)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인물은 바로 우리 고소설에 등장하는 심청이일 것이다. 나 역시도 어린 시절부터 동화책, 영화, 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심청전을 접해왔고 은연중에 우리 민족의 효 사상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자식이 아무리 잘나고 똑똑하더라도 부모에 대한 효를 실천하지 못한다면 잘 키웠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원래는 우리 아들의 크리스마스선물로 이 책을 주어야겠다고 다짐했었지만 나 먼저 심청이의 정신을 본받아 부모님에게 효를 실천하는 딸로 살아가고 있는지 되짚어보고자 책을 펼쳐보았다.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새로움 이었다. 고정관념 속에 남아있던 심청전이 화려한 진채화풍의 삽화와 현대 작가의 문장력이 만나 생동감 있게 다가왔다. 홍선주 작가가 그린 삽화는 마치 민화의 십장생도와 박생광의 회화 작품을 보듯이 뚜렷하고도 강렬하기 때문에 우리 전통 진채화의 느낌을 잘 전달해주고 있었다. 책을 보는 내내 병풍을 펼쳐보듯이 신비롭고도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한 2010 IBBy 어너리스트 수상 작가 유은실의 단아하고 힘 있는 필체가 돋보인다.
“ 착한 아주머니, 청이를 품에 안고 젖을 먹여주었지. ”같이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문체가 친근하게 다가왔다. 엄마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때도 구어체로 편하게 읽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청이가 자존심이 세고 스스로 세상을 헤쳐나가며 부지런한 아이로 성장했다는 품성도 세세하게 설명해주어 구체적인 하나의 인물로 아이들이 인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심봉사가 스님의 동정을 받고 성을 내며 공양미 삼백석을 시주하겠다고 말하고 심청이가 고민 끝에 인당수에 몸을 던지기로 하며 이별하는 장면 등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심리가 대사를 통하여 치밀하게 잘 묘사되어 있다. 아이들이 인물들의 대사를 통하여 그 마음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깔스런 인물들의 대사, 흥미롭고도 세부적인 상황묘사로 새롭게 해석한 심청전을 전통회화 풍의 아름다운 삽화로 만나볼 수 있어 아주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에게 우리나라 미술에 대한 안목을 길러주고 우리 고소설 및 전통 효사상을 마음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하고 싶다면 비룡소 출판사에서 나온 <심청전>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