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와이프 2.0 - 커리어 우먼의 반란, 왜 그녀들은 집으로 돌아가는가
에밀리 맷차 지음, 허원 옮김 / 미메시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내가 알고있던 여성의 삶은 직장 일과 육아 일을 완벽하게 해내며 살림까지 척척 해내는 슈퍼맘이었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직장에서도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죽기 살기로 열심히 일했고 집에 오면 아이를 돌봐주시는 친정어머니 눈치가 보여 아이가 어지른 장난감 치우기, 집 청소, 설거지하기, 아이 밥먹이기 등 산더미 같이 쌓인 집안 일과 마주해야했다. 나는 사실 만화를 그린다거나 책을 읽고 차를 마시며 인터넷 서핑을 하고 싶기도 하고, 수를 놓고 싶기도 했다. 아이와 함께 카나페나 캐릭터 도시락 같은걸 만들고 싶은 생각도 간절했다. 하지만 내 스스의 욕심으로 만든 넘쳐나는 스케쥴의 노예가 되어 식사를 대충 기름지고 짠 것을 허겁지겁 비벼먹고 아이의 숙제를 시키다가 졸고 아이를 컴퓨터 앞에 앉혀 놓고 잠들어 버리는 일상이 반복되기 시작되었다.

이건 진짜 삶이 아니었다. 누구보다 건강하다고 자부했던 내 몸도 여기저기 근육통에 시달리고 몸 건강도 대사증후군이 의심되는 사태에 이르게 되었다.

하우스 와이프 2.0이라는 제목을 마주하는 순간. 내가 꿈꾸는 삶. 아이에게 입힐 옷을 뜨개질하고 직접 머핀이나 쿠키를 굽고, 김치를 손수 담구고 홈스쿨링으로 아이를 교육하며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하는...항상 앞치마를 입고 아이가 필요로 할때 5분 대기조 처럼 나타날 수 있는 든든한 엄마의 삶, 동네 주부들과 함께 차모임을 갖고 함께 아이들과 나들이를 가는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도 엄마가 직장 생활을 하셔서 늘 집안에 혼자있었던 적이 많은데, 내 아이 만큼은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문직의 고소득을 보장받는 직장을 뿌리치고 가정으로 돌아가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직접 음식이나 옷 등을 만드는 자급자급의 삶을 통해 공산품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하고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으로 빠져드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근 각광받고있는 파워블로거들. 그들이 선보이는 수공예를 하고 홈스쿨링을 하며 삶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삶...우리 워킹맘들은 그러한 주부들의 블로그를 부러운 눈으로 엿보진 않았던가. 이 책에서는 파워블로거인 가정주부들의 삶도 깊이있게 다루어져있다. 주부들에게 인터넷은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이며 자신이 살림한 것을 피드백받으며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을 깊이 공감한다.

이렇게 <새로운 가정의 시대>에 살고있는 2세대 전업주부들의 삶, 경제적인 풍요를 포기한 대신 검소함을 몸소 실천하고 뭐든 손으로 직접 만들고 시간적으로도 여유로운 삶. 나도 이젠 이렇게 살고 싶다.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우스와이프 2.0은 모든 것을 잘하려고 했던 워킹맘의 삶의 방식이 내 자신을 얼마나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지를 깨닫게 했던 책이다. 정말 많은 부분이 공감이 되었고 앞으로 이 책으로 인하여 내 삶도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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