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눈이의 꿈을 읽고

칼눈이의 꿈 ㅣ 가교 어린이책 8
한정영 지음, 유승희 그림 / 가교(가교출판) / 2009년 8월

우리 삶에서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비둘기. 음식물을 받아먹기 위해 모여들었다가 사람의 쫒김에 푸드득 잠시 날았다 다시 착륙하는 그들을 우리는 닭과 닮았다 하여 닭둘기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별명에는 친근한보다는 비둘기에 대한 비아냥거림이 섞여있는 듯하다.

이 책은 그러한 비둘기가 원래는 사냥도하고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새였다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뻐꾸기가 자기 알을 다른 작은 새의 둥지에 낳아 기르게 하는 것과는 달리 비둘기가 자기 새끼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매서운 흰꼬리수리의 둥지에 둥지에 알을 낳기로 결심한다는 흥미로운 발단을 보여주고 있다.

드디어 어미 외발이의 치밀한 준비로 흰꼬리수리의 둥지에서 알을 깨고 나온 비둘기 희망이...먹이 사냥을 위한 혹독한 훈련을 견디어 내고 눈이 찢기는 부상을 입어 칼눈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면서 그 고난과 갈등의 과정이 더욱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있게 진행된다. 이러한 자신의 새끼를 먼발치에서 지켜보며 헌신하는 어미 외발이의 안타까운 마음도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 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많은 공감이 되었다. 결국 칼눈이가 생모인 외발이의 죽음을 겪으면서 인간에게 길들여진 비둘기에 삶에 안주하지 않고 야생에서 사냥을 하는 자유로운 존재의 삶을 선택하게 되는 과정이 매우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우리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주변에 평범하게 있던 비둘기들을 새로운 눈으로 더욱 소중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외발이와 횐꼬리수리를 통하여 자식을 사랑하면서도 단호하게 대할 수 밖에 없는 어머니의 사랑의 마음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회화적인 터치가 살아 숨쉬는 소묘담채의 삽화는 자유로운 세계를 동경하는 듯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읽어도 좋을 매우 감동적인 책으로 주변사람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