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부탁해 - 이은아 박사의
이은아 지음 / 이덴슬리벨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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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치매라는 병에 대해서 의학적으로 배우기도 전에 생활 속에서 가족을 통해 치매 증상을 경험하면서 알게 되는 증상들로 이 병이 무엇인지를 뼈져리게 깨닫고 있다. 치매환자보호자 단톡방에 참여하면서 비슷한 처지의 보호자 분들을 알게 되었고 환자들마다 증상에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각자 다른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치매환자가 보이는 증상은 정말 다양하다.

다양한 초기 치매증상
1. 쓰레기, 물건 등을 강박적으로 수집한다.
2. 자신이 무엇을 먹은지 기억을 전혀 못하고 밥을 또 달라고 한다. 때로는 자기를 빼놓고 다른 식구들끼리 맛있는 것을 먹었다고 원망하기도 하고 어린 손주의 간식을 빼앗아 먹기도 한다.
3. 현실에 있지 않은 일을 사실로 착각하고 지어서 이야기 한다.
4. 자녀가 자신의 지갑에서 돈을 훔쳤다고 의심하고 친척이 자신의 재산을 노린다는 둥 피해망상과 의심증이 심해진다.
5. 위생관념이 떨어져 씻지 않으려고 한다. 본인이 목욕을 넉달 째 안해도 지난 주 목욕을 했다고 착각한다.
6. 고집이 쎄지고 자신의 뜻대로 안되면 폭력성을 보이기도 한다.
7. 상대방에서 전화를 수 차례, 수 십 차례를 하고도 전화한 사실을 잊고 하루 종일 계속 같은 말과 질문을 무한반복한다.
8. 시장에서 같은 야채, 물건을 반복해서 사온다. 이미 사왔다는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9. 어떤 새로운 장소에 모시고 가던 자신이 예전에 여기에 와봤다고 생각한다. 새로 생긴 음식점에 모시고 가도 자신이 몇년 전 혼자 여기와서 밥을 먹은 적이 있다고 주장한다.
10. 상한 음식 등을 먹으려고 하고 코로나 긴급상황에도 마스크를 끼지 않고 길에서 음식물을 먹으며 걸어다니기도 한다.


치매환자의 주된 치료 수단은 약복용인데, 같은 약을 복용하더라도 환자마다 겪는 부작용도 다르기 때문에 섬세한 관찰과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한 것 같다. 의사선생님과 자주 증상을 의논드리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지만 종합병원 신경과 전문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3개월에 5분~10분 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대부분의 궁금즘은 카페나 네이버 검색을 통해서 해결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었다.

마침 이러한 치매환자보호자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서 [이은아 박사의 치매를 부탁해] 책이 나오게 되어 우리 치매환자보호자들에게는 정말 감사한 일이다. 치매 대백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치매예방, 치매증상, 치매환자를 위한 생활습관관리 등등 다양한 정보가 담겨져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고 내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것에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더하니 앞으로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돌봐드려야 할지 방향이 잡히는 느낌이다. 치매진단 체크리스트도 알차게 들어있어서 전문가의 진단을 받기 전에 보호자가 체크해 보면 매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에서 말하는 치매에 잘 걸리는 사람은 누구일까?
1. 잘 넘어지는 사람이 치매에 걸리기 쉽다.
2. 법을 잘 안지키는 사람이 치매에 잘 걸린다.
3.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치매에 잘 걸린다.
4. '먹을 수 없는 것'을 먹으려고 하는 사람이 치매에 잘 걸린다.
5. 새로운 것을 학습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치매에 잘 걸린다.

세부 설명까지 읽어보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 역시도 1~5의 성향을 골고루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치매가 오기 전에 습관을 완전히 고쳐야되겠다. 치매환자와 잘 소통하는 마법의 기술 챕터에서는 치매환자와 싸우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는 팁을 제시해 주어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어머니와 많이 싸우지 않았을 것 같은데, 역시 대한민국 100대 명의이신 이은아 박사님의 책이라 그런지 배울점이 정말 많았다.

원로 여배우의 알츠 하이머 투병소식이 알려지고 및 그 형제자매들로 인해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최근 올라온 가운데 치매환자를 요양원이나 간병인을 통해 모시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어떻게 모시는 것이 제대로 모시는 것이라 생각해서 형제, 자매들이 국민청원을 올렸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 여배우님을 한국으로 모시고 와서 동생들이 직장과 모든 사회생활을 포기하고 요양시설도 안보내고 24시간 돌볼려는 의도로 국민청원을 올린걸까? 별도의 아파트에 간병인을 두는 방식으로 딸과 남편이 잘 돌보고 있는데도 궂이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모시고 올 정도라면 그 정도 생각은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치매환자를 보호자가 24시간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돌보는 것보다는 치매요양원, 주간보호센터(노치원), 요양보호사 등의 도움을 받으면서 환자가족의 고통을 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 집에 대형교회 목사, 1000억대 자산가 등등 형제들이 모두 부자인 집안이 있었으나 결국 아무 형제, 며느리도 직접 한 집에서 치매걸린 노모를 모시지 않고 아파트를 따로 구해서 공평하게 간병인비를 분담해서 어머니를 돌봤다. 나는 그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치매환자 중에서는 자신이 그런 시설의 도움을 받는 것을 거부하고 요양보호사 방문도 꺼려하는 경우도 많다. 때로는 치매환자의 폭력성이나 욕설이 너무 심해서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무에 시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나이 드신 부모님의 치매증상을 경험하다보면 환자보호자는 정말 답답하고 절박한 마음이 들게 된다. [이은아 박사의 치매를 부탁해]에서는 치매 가족을 위해 보호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의사선생님의 진단을 받으러온 보호자들은 "설마 했는데, 역시나 짐작이 맞았네요!"라면서도 어쩔 줄 몰라 한다고 한다. 치매증상을 보이는 것 같다가도 늘 해오던 일을 잘 하기도 하기 때문에 치매환자 보호자는 혹시라도 노인우울증이나 건망증 등 치매가 아닌 다른 증상이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치매 환자 가족 외의 친척, 지인들은 환자와 항상 지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울증인데, 멀쩡한 사람을 치매라고 한다고 치매환자 보호자를 책망하기도한다. 어쩌다 멀쩡해 보인다고 치매가 아닌 것은 아니다. 인정할껀 인정하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를 결정하는게 현명한 치매보호자의 길이라고 생각된다. [이은아 박사의 치매를 부탁해] 책을 통해서 치매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얻고 대처방안을 생각해 본다면 치매란 병이 무조건 두렵고 힘든 병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이덴슬리벨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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