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를 읽고

내 손으로는 고르지 않을 책이지만 8월 독서모임 책으로 이 책이 선정되었다. 문학 장르도 아닌데 쉽게 읽혀졌다. 독일이 부럽다. 우리 나라는 이렇게 될 날이 올까? 정도 생각하고 순식간에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나는 독서모임을 참여했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너무 겉만 핥았구나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정말 간만에 두 번이나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독일의 입시제도였다. 독일은 우리나라 수능과 비슷한 ‘아비투어‘란 시험이 있다. 우리는 수능 점수에 따라 점수가 낮으면 원하는 대학과 학과를 갈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일 사람들은 원하는 학과와 대학을 갈 수 있다. 이 시험의 통과율은 거의 100에 가깝기 때문이다. 독일은 대학을 다니다가 적성이 아니다 싶으면 언제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우리의 입시는 단 한번의 ‘수능‘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는데 말이다. 저자는 독일은 텐샷사회이고 우리 나라는 원샷 사회라고 표현했다.
요즘 의사들이 진료 거부 행위를 보면 나는 우리나라의 줄세우기 교육의 폐해를 보는 것 같다. ‘매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학창 시절 공부에 매진한 의사/ 성적은 한참 모자르지만 그래도 의사가 되고 싶은 추천제로 입학한 공공의대 의사‘를 보기로 당신이면 어떤 의사에게 진료를 맡기겠냐고 의시협회 홍보물이 도는 것을 봤다. 이 문구를 독일인에게 보여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아마도 그들이 비꼬기 위해 만든 후자 문구를 독일인은 택하지 않을까? 독일도 우리나라와 같이 의대 경쟁률이 세다고 저자가 말했다. 독일은 아비투어의 성적은 20퍼센트를 넘을 수 없기 때문에 절대 성적순만으로 의사를 뽑을 수 없다. 대신 경쟁률이 있어서 못들어간 사람에게는 대기기간이란 것이 주어진다. 대기기간동안 관련 분야나 연관과목을 미리 수강하고 실습할 기회를 대학이 제공한다. 이런 대기 기간을 기다려온 사람에게 의대에 들어갈 기회를 제공한다고 한다. 전교1등... 나도 중학교 때 전교 1등을 몇 번 해본 경험이 있다. 그 어떤 철학도 들어있지 않고 깊은 생각도 필요없는 ˝단순암기˝가 ˝전교1등˝으로 이어지는 귀결, 전문의고 인턴이면 적어도 20대 중반은 이미 넘었을텐데 아직 수능 점수를 언급하는 저 철학은 무엇일까? 수능 고득점이란 원샷을 들이킨 것이 남들보다 5배나 높은 연봉을 보장하는 평생의 삶으로 이어지는 사회가 과연 정의로운 사회일까? 내 자녀는 원샷이 아닌 텐샷의 사회에서 살 수 있을까?
저자는 촛불집회로 광장의 민주주의는 쟁취했지만 경제, 교육의 일상의 민주주의로 확장되고 심화되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광장에서 ‘민주주위자 없는 민주주의‘는 없다는 것을 배웠다.민주주의는 민주주의자들의 연합체이다. 그렇기에 민주주의는 단지 정치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 삶의 태도의 문제이다.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약자와 공감하고 연대하며, 불의에 분노하고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태도-이러한 심성을 내면화한 민주주의자를 길러내지 못하는 한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는 언제라도 독재와 야만으로 추락할 수 있다. 이것이 광장의 촛불이 내 마음 속에서, 우리의 삶 속에서 다시 타올라야 하는 이유다》
줄세우기 경쟁 교육을 이렇게까지 야만인줄 모르고 비판없이 따라왔던 나부터라도 내 안의 파시즘을 경계해야겠다. 미래의 아이들이 파시즘을 내면화하지 않도록 저자의 말처럼 적응보다는 비판을 할 수 있는 조력해주는 어른들이 많아져서 이 땅에.진정한 민주주의가 이뤄졌음 좋겠다. 그리고 지금 힘든 이유는 이 저서의 제목처럼 우리가 노력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98퍼센트의 국립대학이 있는 독일, 하버드, 예일등 유명한 사립대학을 가지고 있는 미국조차도 20퍼센트를 넘지않는데 87퍼센트가 사립대학인 한국,
학비도 0이고 바푁이라고 대학생들에게 생활비를 주는 독일/모든 학비와 생활비는 자기 능력껏 감당해야 하는 한국
사회구조적으로 행복할 수 있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 대한민국이 오길 바란다. 내 딸은 좀 더 행복한 사회에서 살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