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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령군 - 조선을 홀린 무당
배상열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단숨에 읽었다. 그만큼 재미도 있거니와 다루는 내용도 무게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저자는 딱 요즘 국내의 핫이슈와 어울리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바로 어느 여인과 그 여인의 일가족으로 인해 철저히 유린당한 한국의 정치, 경제적 사건들....
오죽 했으면 국정농단이라 하지 않는가.
거기에 홀린 사람이 한 나라의 통수권자라는 점도 참 유사하기까지 하다.
저자는 구한말 어지러웠던 국내 정치 상황과 외세들의 집요한 조선 찬탈 시도들을
역사적 사건의 전개 흐름을 기반으로 하여 매우 속도감있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흥선대원군의 등장과 개혁 추진, 그리고 좌절
강화도조약 체결
임오군란, 제물포조약 체결
갑신정변, 한성조약 체결
청일 텐진조약 체결
동학혁명전쟁
청일전쟁, 시모노세키조약 체결
삼국간섭
을미사변
아관파천
독립협회 창설
대한제국 선포
만민공동회
갑오개혁
러일전쟁
을사늑약
경술국치
위에서 나열한 사건들은 우리가 흔히 한국사 시간에 접했던 내용들인데,
학창시절의 수업시간 혹은 각종 한국사 수험서 교재 등을 기준으로 본다면
아주 간단하게 언급하고 넘어간 것이 대부분이어서 당시 시대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하기에는 내용이 좀 빈약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왜 이렇게 중요한 내용들이 대다수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한국사 교과서에는
생략되거나 아주 간단하게 사건의 개요 수준에서만 다루어지고 말았을까?
어쩌면 그 누군가 실제의 진실된 역사를 투명하게 밝히기를 꺼려서가 아닐까?
뭐...이런 궁금증이 일었다.
저자는 이 책의 표지 파트와 서문 제목에서 '망국의 굿판이 벌어지고 있다.'
'굿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등의 표현으로 그 당시와 현재를 절묘하게
대비하려는 것 같은 인상을 주려고 한 것처럼 느껴진다.
'나라가 망하는 데는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는 말이 충분히 수긍이 될 정도로
진령군이라는 무당의 행적이 가히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최첨단 시대, 바야흐로 인공지능이 인간 세계를 지배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지금에도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추악한 비리와 정경유착의 연결고리로
소위 '비선실세'라는 게 작동하고 있는데...하물며 그 시절에서야 오죽 했을까...
사람마다 가치관이나 역사관이 다를 수 있기에,
그리고 책 속에 등장하는 역사 속 인물들과 혈연적 관계에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기에,
독자에 따라서는 일부 불편한 내용도 있을지 모르겠다.
끝으로, 저자의 이 표현을 소개하면서 마무리 하고자 한다.
"반성 없이 과거를 흘려보내면, 역사는 반드시 섬뜩한 얼굴로 보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