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하루도 사랑
서고운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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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동네 릴레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을 읽는다는 것은 언제나 조금 특별한 경험인 것 같다. 아직 세상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첫 작품들을 만나고, 그 안에서 앞으로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은 하루도 사랑』을 통해 사랑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할 수 있어 감회가 새로웠다.

책을 펼치기 전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사랑스럽고 톡톡 튀는 색감의 표지 안에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아홉 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사랑은 하루도 사랑』에는 「숨은 그림 찾기」, 「위드걸스」, 「사랑은 하루도 사랑」, 「월요 휴무」, 「복숭아 심기」, 「너구리 온다」, 「내일의 날씨」, 「여름이 없는 나라」, 「다이빙」까지 아홉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집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전화상담원, 베이비시터, 공무원 등 우리 주변에서 한 번쯤 마주쳤을 법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가 아주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친숙하게 다가왔다. 평범해 보이는 하루에도 저마다 말하지 못한 사정과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았던 작품은 「내일의 날씨」였다.

평소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기후위기를 소재로 삼았다는 것만으로도 흥미가 생겼다. 하지만 작품을 다 읽고 나서는 오히려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문제보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더 오래 남았다.

특히 ‘포기’와 ‘배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수미는 잠시 무언가를 곰곰 생각하더니, 포기도 배신일까요, 하고 물었다.
나도 수미를 따라 곰곰 생각해보았다. 배신이라는 건.... 다르다.
무얼 못한다고 그걸 배신이라고 할 수 없다.”

무언가를 끝까지 해내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배신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신이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스스로를 쉽게 탓한다. 특히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이 닥쳤을 때조차 ‘내가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런 순간에 작품 속 인물의 말처럼 무언가를 탓하는 일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에게 그런 사건이 있지 않나요? 나의 근원부터 잘못되었구나, 하고 느끼는 사건이요.”

무언가를 탓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가끔은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사태가 닥쳤을 때 기댈 구석이 되어주기도 한다. 「내일의 날씨」는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문제를 배경으로 삼으면서도 결국 그 앞에서 무력해지고, 고민하고, 누군가를 원망하고, 또 살아가야 하는 사람의 마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다른 작품보다 오래 생각하게 되었다.


「사랑은 하루도 사랑」과 「월요 휴무」도 인상 깊게 읽었다.

「사랑은 하루도 사랑」에서는 쉽게 드러내기 어려운 관계 속에서 느끼는 소외와 외로움이 마음에 남았다. 특별한 사건보다 인물의 일상과 감정을 따라가다 보니 오히려 그들이 겪는 감정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월요 휴무」에서는 가족에 대한 복잡한 마음이 인상적이었다.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쉽게 미워할 수도, 그렇다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받아들일 수도 없는 관계. 오랜 시간 쌓여온 원망과 애정이 뒤섞인 마음을 따라가면서, 주인공이 정말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을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작품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미리 알고 읽기보다는 직접 읽으며 그 마음을 따라가 보기를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책과 함께 받은 『New Face Book』도 재미있었다. 작품을 모두 읽고 난 뒤 가볍게 펼쳐보면서 앞서 읽은 이야기들을 다른 방식으로 환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다 읽은 뒤의 여운을 조금 덜어내면서도, 다시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작은 부록처럼 느껴졌다.
『사랑은 하루도 사랑』은 거대한 사건보다는 우리의 일상 가까이에 있는 소재를 통해 사람과 관계를 바라보는 작품집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하루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래 기억될 하루일 수 있고, 평범해 보이는 사람의 삶에도 쉽게 들여다볼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아홉 편의 단편을 통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을 읽고 그 시작을 함께할 수 있었다는 점이 특별했다. 앞으로 작가가 사람과 일상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어떤 이야기로 풀어낼지 궁금하다. 『사랑은 하루도 사랑』을 시작으로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이야기들도 기대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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