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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이의 해부학
애슐리 엘스턴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8월
평점 :
문학동네 릴레이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벤이 죽었다.
범인은 누구일까?
벤의 죽음을 둘러싸고 의심스러운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동업자였던 변호사 행크다.
벤은 행크와의 계약을 종료하려고 했고, 벤이 죽는다면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사람 역시 행크다.
그렇다면 아내 캐밀은?
캐밀은 벤에게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좀 더 주도적으로 살아가고 싶어 했다. 남편의 죽음으로 그녀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캐밀은 벤을 조사하던 중, 그가 오브리라는 여성을 감시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캐밀과 오브리의 기묘한 협력이 시작된다.
자, 이제 누가 범인일까?
처음에는 나도 단순히 이 사람, 저 사람을 의심하면서 범인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약간 명탐정 코난을 보듯이 ‘이 사람이 수상한데?’ 하면서 단서를 하나씩 맞춰가는 재미를 기대했다.
그런데 이 책, 생각보다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범인을 찾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 다른 비밀이 튀어나온다.
‘아, 역시 이 사람이었구나.’
싶으면 이야기가 다시 뒤집힌다.
‘그럼 이건 뭐지?’
싶으면 또 하나의 진실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 번 의심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등장인물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앞에서 읽었던 장면까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제목처럼 이 소설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알리바이다.
누군가가 범행 시간에 다른 곳에 있었다는 사실.
그렇다면 정말 그 사람은 범인이 아닐까?
완벽해 보였던 알리바이가 오히려 의심스러워지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워진다.
그런데 의외였던 점도 있었다.
처음에는 당연히 범인을 찾는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이 책에는 추리 외에도 꽤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고 싶어하는 캐밀, 성공과 도덕성, 빈부격차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살인 사건을 따라가며 각각의 인물들이 가진 사정과 삶을 들여다보다 보니, 단순히 ‘누가 범인인가?’만을 생각하며 읽게 되는 소설은 아니었다. 최종장으로 갈수록 등장인물들의 삶을 응원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길 바랬다.
물론 그렇다고 추리의 재미가 약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하나의 비밀이 풀리면 이야기가 끝날 것 같지만, 이 소설은 쉽게 끝내주지 않는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그래서 자세한 반전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은 스포일러를 알고 읽는 것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직접 의심하고, 추리하고, 틀려보면서 읽는 편을 추천하고 싶다.
벤의 죽음에 감춰진 진실은 무엇일까?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정말 완벽한 알리바이가 존재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