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밤바 - 1915 유가시마
이노우에 야스시 지음, 나지윤 옮김 / 학고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시로밤바(しろばんば)』를 읽는 내내 오래전에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방학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시골에 있는 외할머니댁으로 놀러 가곤 했는데, 양반처럼 상투를 틀고 곰방대로 담배를 피우시곤 했던 엄격한 외할아버지와는 달리 외할머니는 고사쿠의 할머니처럼 손자들에게 이것저것 챙겨주시기에 바쁘셨다. 특히 도시 생활을 하는 내가 시골 밥상이 입맛에 맞지 않을까 봐 걱정하셨던 외할머니는 외할아버지 몰래 다락방에 – 시골집의 다락방은 곶감, 약과, 사탕, 말린 생선, 누군가 사다 놓은 통조림, 먹다 남은 술 등 아이들에게 있어 보물 창고나 다름없었다 - 라면을 숨겨 놓았다가 외할아버지가 외출하실 때 종종 끓여주시곤 했다. 사실 난 그때나 지금이나 아무거나 잘 먹는 식성이지만, 아무튼 그때 외할머니가 끓여주신 이름 모를 라면의 맛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시울이 절로 뜨거워진다.


https://singingdalong.blogspot.com/2018/08/book-review-Shirobamba-ko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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