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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
이진송 지음, 윤의진 그림 / 프런티어 / 2018년 6월
평점 :
작년 가을, 을지로 어느 혼밥집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다 마주친 계간홀로 잡지.
그 잡지는 내게 충격이었다. 평소에 독립출판 책들을 잘 접하지 못했던 나는
계간홀로를 읽으며 흥미를 느꼈고, 이 책을 지은 작가가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래서 작가의 sns를 팔로우하고, 계간홀로의 발간 소식을 접하면 바로 예약 구매를 하는 등
나는 이 작가의 팬이 됐다.
하지 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 책은 계간홀로 잡지를 만든 짐송, 이진송작가가 만든 에세이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차별과 억압을 받는 우리네 현실을 유쾌하고 발랄하게 이 책에 담았다.
본인의 이야기도 담겨져있는데, 읽는 내내 공감이 많이 됐고, 현실이 슬프고 우스워서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영화 국화꽃 향기 내용에 대한 부분.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은 어렵사리 결혼에 골인했지만, 애를 가지고 암 판정을 받은 여주인공이
아기를 위해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버티다 애만 남기고 사망했다는 내용의 영화인데,
작가는 이 부분을 꼬집었다. 왜 치료를 받지 않고 애만 생각하나...
우리 사회는 아직 산모보다 아이를 더 중요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특히 몇 달 전 어떤 개그맨의 아내가 만삭이었는데, 이미 자연분만을 하면 위험하니 제왕절개를 하라는
의사의 권유를 받은 상태였고, 그것을 시부모님께 말했더니 시부모님,특히 시아버지가 못마땅해하는 표정으로
'자연분만을 하면 아이의 아이큐가 높아진다' 라는 말을 며느리에게 하는 그런 방송을 봤다.
며느리는 남편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부모님 말씀을 거스른 적이 없는 남편은 아무 도움이 되지 못했고,
며느리는 자기보다 애가 더 중요하냐며 눈물을 흘리게 된다.
이 방송이 나간 후 네티즌들이 엄청나게 뿔났는데, 나 또한 이 방송을 보며 도대체 여자를, 임산부를 애 낳는 기계쯤으로
생각하나? 라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었다.
이 책을 읽고난 후 나는 정말 이 사회가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사회가 됐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를 무조건 받들고 찬양하라는 게 아니다. 그저 동등하고 공평하고 정당하게, 성별 따지지 않고
한 인간으로써 존중해줬음 좋겠다는 것이다.
나도 그런 사회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
그럼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사회가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