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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부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돈의 문법 ㅣ 세계척학전집 3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평점 :
지난번 이클립스 작가의 <세계척학전집 : 훔친 철학 편> 을 읽고 서평을 남겼는데 그 책이 주는 여운이 길어서 새로운 분야의 책도 읽게 되었다. 이번에는 <세계척학전집 : 훔친 부 편>인데, 인류 최고의 천재들이 제시하는 돈 잘 벌고 잘 불릴 수 있는 비법(?)을 제시해주는 책인 것 같아서 잔뜩 기대를 하면서 책을 읽어 나갔다.
하지만 그 기대가 얼마나 순진하고 허황한 것이었는지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처럼 묵묵히 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꿈조차 꾸기 힘든, "부"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책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천재적인 학자들의 통찰을 빌려 자본주의 시스템의 서늘한 민낯을 가감 없이 알려주었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닿기 힘든 부의 격차, 그리고 소수 부자가 독식하도록 설계된 자본주의의 세계 앞에서는 씁쓸함도 함께 느껴졌다.
가령 내가 낮에 일하고 저녁에는 집에서 저녁을 먹고 드라마를 보면서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잘 때 부자들은 이미 설계된 시스템 덕분에 내가 자는 시간에도 돈은 불어나고, 빚을 지고 있는 채무자는 도덕적 족쇄가 되어 채권자에게 저항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 시스템이다. 내가 이토록 치열하게 추구하고 쫓았던 안정이라는 것이 결국 누군가 교묘하게 설계해 놓은 시스템의 성실한 부속품이 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듯한 얼얼함과 허무함이 밀려 들어오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왜 이토록 아등바등 살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그렇지만 작가는 냉혹하고 잔인한 현실에서 울거나 좌절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이 불공정한 게임판에서 실패하는 현실에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와 내 삶을 대하는 방향을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남들이 갈망하는 숫자에 얽매여 더 큰 숫자를 갈망하는 자본주의의 족쇄가 아닌, 지금 내가 쌓고 있는 내 가치를 헐값에 넘기지 않기 위해, 누구도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단단한 무기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해야한다. "내일 모든 것을 잃어도 괜찮다면 당신은 이미 자유롭다" 라고 말한 고대 로마 최고 부자 세네카의 말처럼 돈이라는 허구의 숫자에 내 가치를 묶어두지 않고, 지금처럼 묵묵히 나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단단한 사람으로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