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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할 땐 필사책 - 불확실한 세상에서 나를 지켜 내는 정신과 의사의 필사 처방전
전미경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1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후기입니다. -

요즘 불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진로 고민, 꿈, 가족 걱정, 나 자신의 안정적이지 않는 마음 등이 함께 있어서 그런지 매사에 긍정적이지 못하고 불안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한 요즘이다. 그래서 불안한 마음이 밀려올 때마다 위로의 말을 무의식적으로 찾으려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다 마침 이 책을 알게 되어 읽어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다가왔다. 그냥 눈으로 책이 읽는 것이 아닌 쓰는 책, 정확히 말하면 마음이 흔들릴 때 손을 움직이게 만드는 책이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문장을 따라 쓴다고 해서 내 불안이 정말 가라앉을까 싶었다. 그런데 몇 장을 넘기고 쓰다 보니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다.
필사를 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조용해진다’는 감각이었다.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돌아가던 걱정과 생각들이 잠시 멈춘 기분이었다. 문장을 눈으로 읽고, 손으로 쓰고, 태블릿 화면에 남는 글씨를 다시 한번 되뇌이면서 부정적인 감정이 잠잠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억지로 불안을 없애려 애쓰지 않아도, 그 불안이 잠시 옆으로 물러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책의 문장들은 과하게 다정하지도, 억지로 긍정적이지도 않다. “괜찮아질 거야”라고 단정 짓기보다 “지금 이 마음도 자연스럽다”고 말해주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더 믿음이 갔다. 위로를 받는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누군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주는 느낌이랄까. 그 공감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또 좋았던 점은 66일 동안 내가 꾸준하게 필사를 할 수 있도록 좋은 말과 작가의 따뜻한 조언, 그 조언을 함축적으로 요약해줘서 그 부분을 필사를 하면 되는데 그 유도를 해주는 것이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이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의무적으로 혹은 억지로라도 해야 한다는 느낌이 있을 수 있지만 66일 동안 나만의 작은 습관을 길러보자는 마음을 먹는다면 아마 긍정적인 습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필사를 하다 보면 문장이 마음에 남고, 그 문장이 하루 종일 은근히 영향을 주는 것 같았다. 크게 달라진 일은 없지만, 예전의 겪었던 같은 상황을 덜 날카롭게 받아들이게 된다. 불안을 통제하려 들지 않고, 그냥 흘려보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느낌도 받았다. 그래서 이 책은 불안을 단번에 해결해 주는 처방전은 아니지만 불안한 순간과 마음을 가볍게 흘러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나만의 긍정적인 루틴이 생긴 것 같아서 아마 이 책을 읽은 이 후로 다른 긍정적인 무언가를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위로의 말을 읽는 것조차 버거운 날이 있다면, 한 문장씩 써 내려가며 스스로를 진정시키는 이 방식이 꽤 괜찮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