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생각과 감정이 없는 사람

파국
도노 하루카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11월

파국, 원래 뜻은 일이나 사태가 잘못되어 결딴이 나다의 뜻이고 문학에서는 대체로 비극적인 결말을 일컫는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이야기가 쭉 나열이 되는데 여자친구와의 이야기와 럭비 선수 코치로서의 이야기와 새로운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서로 번갈아가면서 전개가 되는데 그렇게 구성이 되어서 그런지 주인공의 이야기가 짧고 간결하면서 속도감있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주인공인 요스케는 공무원 준비생이다. 그와 동시에 대학교 럭비 선수 코치이기도 하다. 이렇게 사회에서 필요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 그리고 좀 더 유능한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성실하게 살고 있는 청년이다. 게다가 젊은 정치가를 꿈꾸는 유능한 여자친구까지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주인공의 머릿속에는 공부하는 것과 사회에 대한 규범을 지키려는 노력이 대단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씩 손에 깍지를 끼면서 다른 사람들이 모두 다 뜻한 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기까지 하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이렇게 고마운 사람이 있나 싶을 정도로 캐릭터에 몰두하면서 이야기를 읽어 나갔다.

하지만 주인공의 마음 깊은 곳에는 끓어오르는 욕구를 표출하려고 하는 마음이 컸었고, 여자친구가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여자친구들 사귀게 되는 환승이별도 하게 된다. 그렇게 새로운 여자친구와는 자신의 욕구를 만족할 때까지 채우게 되는 모습이 나왔고, 전 여자친구와의 깔끔하게 헤어지지 않았던 사실을 안 현 여자친구의 변심으로 주인공인 요스케는 예상하지 못한 전개에 주저앉게 되면서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었던 점은 요스케의 캐릭터인 것 같다. 늘 규범과 매너에 사로잡혀 있으며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도 확신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동시에 자신의 욕구를 해결하고 싶은 조급만 마음이 들다가도 "여자한테는 상냥하고 매너있게 대해야지, 저렇게 행동하면 상처를 받을 거야" 라는 선과 악의 생각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어서 언제 분위기가 반전이 되나 은근 기대를 하면서 스토리를 읽어 나가기도 했다.

아마 지금 현대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요스케처럼 겉으로 친절하고 매너 가득한 모습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사회의 시선, 규범에 집착하여 자신의 욕구와 불만을 올바르게 표출하거나 건전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자꾸 쌓이게 되면 아마 사회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그리고 나와 내 가족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마음 공부 등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들을 잘 컨트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