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돌바람 > 일본 대중 문화 1

nationalism의 형성 배경

1. 대중은 언제 출현하는가?

인간을 다른 동물로부터 분리시켜주는 것을 총괄하여 '문화'라고 부른다. 이는 개인이 유기체를 넘어서서 공유되고 전달되는 정보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중문화란 무엇인가? 대중은 크게 mass culture와 popular culture로 번역된다. mass culture는 대량으로 복제되는 문화의 측면에 초점을 맞춘 개념(문화의 생산과정, 대량복제가 가능한 매스미디어가 등장한 근대자본주의 이후의 문화산물로 한정되는 개념)이라면 popular culture(문화의 소비 또는 수용과정, 산업화 이전의 민중문화 내지 민속문화를 포괄하는 개념)는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향유하는 문화라는 뜻을 함유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대중문화는 '대중mass'이라는 존재 자체, 대중사회mass society를 전제로 성립된다. 대중의 등장은 대량생산, 대량전달, 대량소비의 발달과 궤를 같이 한다. 그렇다면 대중이란 누구인가?

2. 대중은 어떠한 역사적 조건 속에서 성립되었는가?

이는 전통적인 공동체(게마인샤프트)의 해체, 기존 사회의 공간적, 사회적 제약에서 풀려난 개인들이 광범위하게 이동하면서 형성되는 매우 새로운 인간관계의 조건과 관련이 있다. 이들은 서로 간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하나의 거대한 아이덴티티를 공유하면서 일정한 집단에 대한 소속감과 동질감을 갖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를 민주주의 의식을 갖은 '시민'으로 칭했고 근대국가에서는 이들을 '국민'이라고 칭했다. 여기서 근대 국민국가가 나타날 때 형성되는 '민족주의nationalism'를 살펴보자. 민족주의는 국경, 주권, 영토에 의해 형성된 국민국가에서 자국민의 애국심과 소속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이념이 된다. 이는 그들의 동질감과 정체성을 강조하여 강력한 국가의 기반이 되는 아이덴티티를 형성한다.

근대사회에서 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에 초점을 맞춘 카를 도이체는 "광범위한 지역에 확장하는 경제 교류의 결과 중심지역이 주도권을 잡는 방식으로 문화적 동화(언어의 동질화)가 일어나 '소수민족'이 보다 커다란 지배적인 내셔널리즘에 흡수되어간다"고 논했다.

이를 이어받아 민족주의를 공업화 과정과 불가분의 관계에서 이해한 에른스트 게르너는 "사람들의 아이덴티티의 원천은 지역색이 농후한 공동체와 그 안에서 주어지는 생득적 역할에 있다"고 보았다. 그 안에서는 엘리트와 서민의 사이가 문화적으로 격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민족주의 국가가 생길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유동적인 노동인구를 필요로 하는 공업화 과정, 즉 많은 사람들이 혈연과 지연으로 맺어진 공동체의 제약을 벗어나 대거 이동하면서 민족주의가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공용어의 확보는 그들의 협동과 분업에 필요한 요소였고 때문에 언어와 문화에 의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통합이 요구되는데 이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민족주의라는 것이다.

참고> 에른스트 게르너,  <민족과 민족주의>(예하)   백낙청 엮음, <민족주의란 무엇인가>(창비)

3. 왜 민족주의가 형성되는가?

그렇다면 왜 민족주의인가? 민족주의의 기원을 민족주의 특질과 연결시킨 베네딕트 앤더슨은 근대사회에 들어 교통과 커뮤니케이션(신문, 잡지, 책)의 급속한 진전 속에서 사람들은 국민적 정체성을 획득했다고 본다. 그는 원거리를 넘어 타자를 공감시키는 능력과 심리적 동원을 통해 광범위하게 확보된 공통의 정체성은 의사소통수단의 발달로 역사적 동력을 얻는다고 본다. 그는 '국민'이라는 것은 이미지로서 마음에 그려진 상상의 공동체imagined communities라고 피력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국가 단위로 사람들을 통합하고 일체감을 갖도록 하는 문화적 장치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만은 아니라는 전통에 대한 재해석의 문제이다. 홉스봄은 우리들이 오래 전부터 이어져 내려왔다고 생각하기 쉬운 '전통'이 사실은 많은 경우 근대에 접어들어 인위적으로 '창조된'(다시 말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홉스봄은 전통이란 '국민을 통합하기 위한 근대의 발명품'이라고 말한다.

참고> 베네딕트 앤더슨, <상상의 공동체>/<민족주의의 기원과 전파>(나남),  홉스봄, <전통의 창조>/<전통의 날조와 창조>(서경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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