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존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마지막으로 믿어 보겠습니다 기시 선생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 필립 K. 딕 단편집
필립 K. 딕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오 확신은 없지만 본능적으로 구매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소설 제노사이드에 대한 흥미

 

Genocide. 특정 집단을 절멸시킬 목적으로 그 구성원을 대량 학살하는 행위. 

 

"어째서 우리는 인간끼리 서로 죽이고 두려워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라는 작품의 질문에,

 

 공공의 적의 이성재 식으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데에 이유가 있냐?" 라고 섬뜩한 반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말에서 느껴지는 소름과 분노는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행해지는 대량학살'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게 된다. 사회 안에서 행해지는 이유없는 연쇄 살인과 반인륜적인 범죄, 국가간의 파워게임이라 볼 수도 있는 전쟁과는 다른 수준의 공포다. 도저히 이 세상의 것이라 할 수 없는 광기를 몸에 두르고 다른 집단을 학살하고 그 피를 마시는 행위. 스스로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하는 것 만큼 무서운 것이 있을까. 이 행성 최고의 지성임을 자랑하는 인류에게 그만큼 도려내 버리고 싶은  치부가 있을까.

 

 다카노 가즈아키는 현 인류의 종말이 시작되는 설정으로, 마지막 참회의 장을 시작하려고 작정한 듯 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지워버리고 싶은 폭력과 살인의 역사, 반성 없이 반복되는 모든 악한 행위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설령 그것이 자기 자신이 속한 집단의 것이라 할지라도.

 

 제목인 제노사이드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번째는 신인류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로 인해 아직 번창하지 않은 그들의 미래를 끊어버리기 위한 제노사이드다. 두번째는 그 신인류에 의해 행해질 수 있는 현인류에 대한 미래의 제노사이드다. 우리가 가늠할 수 없는 차원의 사고능력과 연산법을 지닌 신인류에 의해 우리가 가진 칼들이 모두 우리의 목 끝을 향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 인간이 서로를 죽이게 만든 모든 무기들이 고스란히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인류가 행해왔던, 또 지금도 행해지고 있는 모든 제노사이드에 대한 고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나치의 유태인 학살, 일본의 만행, 아프리카에서 행해지고 있는 인종 청소들을 한없이 부끄럽게 묘사하면서 이 책의 주인공들을 통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말하고자 한다. 다카노 가즈아키는 인류에게 번영 혹은 절멸을 가져올로운 신神이 강림하였을 때도 인간들에게 서로를 죽이는 것에 미쳐 있을지를 묻는다.

 

 

 -소설 제노사이드의 재미

 

 소설 제노사이드는 SF다. 아프리카에서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게 발생한 초고등 지적능력을 지닌 신인류가 등장한다. 아프리카의 피그미족 사이에서 태어난 아키리는 과학자들과 접촉하고 문명을 접한다. 인류 스스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것 같은 설정이다. 모든 우연이 결합해 시간은 급속도로 흐른다. 신인류와 접촉한 과학자들은 이들의 세상이 왔음을 직감하고 순순히 그들의 세상을 준비하려고 하지만, 세계 최강의 경찰국가 미합중국은 그렇지 않다. 진화의 법칙에서 도태되기를 거부하고  인간의 치세를 영원히 누리기 위해 그들에게 쉽고 익숙한 방법을 선택한다. 단 한 개체에 대한 멸족 선언. 제노사이드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미 신인류의 지적능력은 현 인류로서는 가늠하기 힘든 수준에 도달해 있었고 지금까지 쌓아 올린 모든 지식과 힘, 문명의 이기들이 고스란히 신인류의 통제에 넘어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미국정부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SF는 스케일이 제법 크다. 인류의 미래를 걸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도록 미국 전체와 신인류 1명의 숨막히는 파워 게임을 준비해 놓았다. 예거를 비롯한 몇몇의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아 아프리카를 탈출하려고 시도하는 신인류 꼬마아이 '아키리'의 이야기와 지구 반대편 일본에서 아버지의 연구를 이어받아 짧은 시간 내에 불치병의 치료약을 만들어야 하는 대학원생 고가 겐토의 이야기가 묘하게 맞물려 돌아간다. 커다란 두 줄기의 이야기가 긴밀하게 연결되며 하나의 나선구조를 만들어내 자칫 지루하기 쉬운 이야기에 생명력을 더하고 있다.

 

 <제노사이드>는 약학이나 프로그래밍, 이런저런 연구 보고서에 관해 광범위한 부분까지 다루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장황한 소설로 변질되지 않는다. 스케일은 다르지만 다카노 가즈아키 특유의 디테일 풍성한 '그림'을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는 생각이다. 처음에는 몇몇 부분들은 조금 잘라내도 되지 않을까, 그 부분들이 가독성을 떨어트리지는 않을지 걱정과 불만이 있었는데 그 정도의 디테일이 없었다면 작품의 질이 꽤 낮아졌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카노 가즈아키 본인이 이 작품을 한편의 영화처럼 써 냈지만, 이 작품의 영화화에는 글쎄 라고 대답했다는 말을 들었다. 영화로 만든다면 B급 액션영화에 머물고 말 거란 평가. 정확하게 자신의 작품의 한계 혹은 장점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것이 큰 비중을 갖고 있는 소설이기 때문에, 정작 작품의 스토리 자체만을 살릴 경우 단조롭고 빈약하게 보이기 쉽다. 전문분야의 소재들이 연계되며 짜여지는 모습의 정교함에 감탄했고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아이라 레빈의 '로즈메리의 아이' 의 결말처럼 알 수 없는 전율을 동반한 여운 또한 일품이었다.

 

 

- 소설 제노사이드의 의미

 

 

 이번 작품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인류학, 역사에 대한 냉철하면서도 균형감 넘치는 작가의 시선이다.  극우파들 뿐만 아니라 일부 자신의 팬들에게조차 혐일작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신랄하게 일본의 과오를 비판하고 있는데,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던 한국의 독자로서도 꽤 놀라운 부분이었다.  한일관계의 우정을 정훈과 겐토의 협력을 통해서 긍정적으로 그려내면서, 지구 반대쪽 살인의 광기에 지배당하는 일본인 용병 믹의 모습은 한없이 추하게 일그러뜨린 부분에선 작가가 전달하고 싶은 것이 솔직하게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민족과 국가의 틀에서 벗어나 인간 대 인간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우선이며, 인간성을 훼손시키는 저주받은 부분을 도려내야 한다고 말이다. (나의 지나친 해석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 대담하고 꾸밈없는 용기가 주는 따스함에 나는 한일관계에 있어서 어떤 희망과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다.

 

 한층 스케일이 커진 자신의 고발을 SF라는 장르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빌려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냈다. 또한 SF 장르의 입장에서도 SF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이자 본질적인 의미 - 세상을 초월하되 세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통해 우리 자신을 적나라하게 비춰내는 거울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해준 재기 넘치는 작품이었다.

 

 다카노 가즈아키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에게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라와 민족을 이루는 것은 개개인의 인간이지만, 그 거창한 것들을 초월하고 극복해야만 비로서 한 사람의 개인 대 개인으로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고도 비극적이다. 광기에 휩쓸려 씻을 수 없는 실수를 반복해 나가는 어리석은 인간들에게 이제 제발 깨어나라고 작가는 외치고 있다.

 

 이제 세계 전체를 무대로 이야기를 써내는 다카노 가즈아키. 다음 그의 고발 상대는 무엇일지, 어떤 인류의 병폐를 짚어낼지 기대된다.

재미와 의미 모두를 갖추고, 전달하는 능력 또한 탁월한 걸작.

 

 별 다섯에 별 넷 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레이븐 : 에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마이클 코넬리 엮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드거 엘런 포 보다는 현존하는 전설들의 이름들에 끌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탁월한 이야기꾼. 제노사이드를 보니 일본 미스터리라는 카테고리에 담기 무색할 정도. 스케일이 크고, 여러 분야의 지식을 요하면서도 그 전부를 잘 아우르는 멋진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