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에 투자하라 - 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부의 대이동
가메이 고이치로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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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부터 금테크에 관심을 갖고 금통장으로 꾸준히 투자를 해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 없이 막연히 조금씩 사 모으는 것에 불과해 아쉬움을 느끼던 차였다. 마침 금 투자에 대해서 자세한 정보가 담긴 이 책을 읽게 되어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다. 정확한 배경과 이유도 모른 채 평소 금은 안전 자산이라는 막연한 인식이 있었다. 과연 금은 왜 안전 자산이 되는지 이 책의 설명을 들어보자.

1. 안전 자산이라는 금, 과연?

개별 통화의 발행처는 중앙은행이지만 금은 발행처가 없는 ‘무국적통화’이다. 발행처가 없다는 것은 누구간의 책임, 즉 부채가 없어, 신용 리스크가 없는 안전 자산이라는 의미다. 실물 자산, 즉 물건이기 때문에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레이션에 강하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금리가 없어 금리 상승에 약하다. 달러 가치를 뒷받침하는 역할로 이용되기 때문에 달러 강약과 반대 시세로 움직인다. 이는 기축 통화인 미국 달러화 금리가 상승세를 타면 매도되기 쉽다.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안전 자산의 특성을 지닌 금은 또 다른 위기인 디플레이션 경제에서는 어떨까. 물가가 상승하여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인플레이션과 달리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계속하여 떨어진다. 이는 경제가 수축하는 경기 후퇴를 의미하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여 통화 공급을 끌어올리는 조치를 취한다. 이것은 금에도 강제로 작용되어 금 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 인플레이션에 강판 금은 디플레이션에도 강한 것이다.

2. 무엇이 금 가격을 움직이는가?

금의 수요는 주로 보석 장신구, 중앙은행 등의 공적 수요, 민간투자, 산업용 등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20년의 투자 흐름을 살펴보면 2004년 뉴욕 증권 거래소에서 금 현물만을 운용하는 금 ETF 상장을 계기로 민간 투자 수요가 증가한다. 그 후 개인 투자자들의 가세하면서 연금기금이나 각국 정부펀드, 헤지펀드 같은 기관투자가의 운용자금이 금시장에 흘러들어 민간 투자는 가속화된다. 반면, 지난 10년간 중앙은행 비율은 낮아졌는데, 중앙은행이 금리를 창출하는 상품으로 자산을 전환하기 위해 매각을 진행하여 주요국 국채로 갈아타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8년 리먼 사태로, 금은 안전자산으로 재평가 받으며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다시 증가한다.

금 가격 변동 요인은 매우 폭넓은 뿐만 아니라 시대의 흐름 속에서 결정된다. 저자는 다양한 변동 요인으로 복잡한 금시장을 '내부요인'과 '외부요인'으로 접근한다. 금시장에 직접 관련된 요소들, 특히 수요와 공급 관계는 대표적인 '내부요인'이다. 2000년 무렵, 전체 수요의 70% 이상 차지하던 보석류 수요는 2001년 이후부터 금의 통화적인 측면에 주목한 수요, 즉 투자수요로 옮겨간다. 이는 금이 돈(통화)과 물건(상품)이라는 이중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에 가능한 변화이다. 또한, 금은 '지상재고'라고 불리는 금 현물이 세상에 존재한다. 금은 형태를 바꿀지언정 지상에 재고로 남아있고, 그 일부가 환금 매도라는 형태로 시장에 다시 흘러들어와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기관투자자로 분류되는 거래 참가자의 동향도 중요한 내부요인으로 작동한다. 이들의 거래가 '매수(롱)' 혹은 '매도(숏)' 중 어느 쪽으로 기울었느냐는 시장 분석의 핵심이 된다.

외부요인은 세계 경제의 동향을 좌우하는 사건이나 정책 변경 등을 의미한다. 미국의 정치경제 동향 및 정책 방향성, 기축통화인 '달러 환율의 행방'이 금 가격의 큰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대의 흐름은 투자가와 소비자의 심리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저자는 내부요인보다는 외부 요인이 금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분석한다. 그렇기 때문에 금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 작업은 국제 정치 또는 금융 세계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이 국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하는 작업이 된다. 그중 중요한 지표가 되는 기축통화인 '달러 환율의 행방'은 금 가격의 장기적 방향을 살피는 일이 되는 것이다.

3. 코로나19 사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2008년 금융 위기 사태 때 미국은 경제 위기를 양적 완화책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물가가 점차 인상되고 경기가 안정되면서 통화 공급을 줄여야 했지만 시장에 끼칠 영향력 또한 간과할 수 없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테이퍼링'이다. . '테이퍼링'은 양적완화로 팽창된 통화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금리 인상 전에 중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의 충격으로 금시장은 급락장을 맞았다. 저자는 금시장에는 '테이퍼 텐트럼(테이퍼링에 의한 혼란 상태)'에 대한 트라우마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경고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가 백신 공급으로 경제가 정상화되어가고 FRB가 자금 공급을 줄이기 시작한다면, 금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하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금 가격 변동 요인인 거래 참가자의 동향이 반영된 금값 흐름이 선명히 보인 때는 2013년 급락장이었다. 급락 시세에 매수에 나선 것은 인도와 중국이었다. 이 두 국가는 2013년 전 세계 금 전체 점유율을 50%를 차지했다. 이런 현상 뒤에는 인도의 종교적 요소와 중국의 역사 문화적 요소가 배경을 이룬다. 금 현물을 선호하는 이들 국가의 일반 시민들의 적극적인 매도는 등락세를 타면 금 가격이 반등 국면을 맞는데 역할을 한다. 금 가격만을 원하는 프로 투자자와 달리 이들은 금 그 자체를 소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런 경우에 전문가들이 금융시장 접근법으로 가격 분석을 예상하더라도 예측이 빗나가는데 배경이 되기도 한다.

그럼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의 금시장은 어떻게 작동하고 있을까? 코로나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시장이 불안할 때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의 가치는 상승한다. 글로벌 경제에서 금의 역할을 정확히 짚어내고 투자처로써 금의 성격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금시장을 분석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 접근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v 리딩 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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