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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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르바가 말하다. "행복"


6년 전에 처음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려고 시도했다가 중간에 포기했다. 절반 정도 읽고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책은 억지로 읽고 싶지 않다. 읽히지 않으면 아직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잊고 지내다가 몇 년 후, '내가 왜 읽지 못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단숨에 읽어지는 때가 오기도 한다. 세월이 주는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완독은 하지 못했지만 다음 문장은 남겼다고 생각했다. 나의 인생 책이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아직까지는 없다. 그냥 모든 책이 나름의 가치로 다 좋았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을 묻는다면 주저 없이 대답할 수 있다. 바로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이 문장이다.

진정한 행복이란 게 이런 걸까. 별다른 야망 없이 세상의 야망을 다 품은 듯 뼈가 휘도록 일하는 것, 사람들에게 멀리 떨어졌지만 사람을 사랑하며 사는 것, 성탄절 음식을 실컷 먹고 마신 다음에 잠든 사람들에게서 홀로 떨어져 별을 머리에 인 채 바다를 끼고 해변을 걷는 것, 그러다가 이 모든 것이 하나라는 것을 깨닫는 기적 같은 일이 진정 행복 아닐까 p157

백 명의 사람이 있다면 행복은 백 개의 모양일 것이다. 삶 구석구석 잠복한 기쁨과 슬픔, 성취와 좌절, 사랑과 미움, 자유와 구속에 어느 하나에도 매몰되지 않는 사람은 평정에 도달한 삶을 누릴 것이다. 이런 평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존재 그 자체에 행복을 느끼며, 행복을 목표로 특정 요소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순간에 도달하면 바랄 것도 없고, 두려울 것도 없어진다. 결국 그것은 자유이며, 곧 행복이다.


v 리딩투데이 선물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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