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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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가 말하다. "자유"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이겁니다. '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p24

"나는 아무것도 바리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묘비에까지 자유를 외쳤던 '니코스 카잔차키스'다.

자유라니, 도대체 그 자유라는 것이 무엇일까.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내게는 할 수 있는 자유와 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과연 대학 진학, 취업, 결혼, 출산으로 이어지는 정해진 경로 앞에서 '선택을 할 자유'와 '선택을 하지 않을 자유'는 동등한가.' 질문에는 선뜻 긍정할 수 없다. 사회적 인식이 암묵적으로 자유를 압제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선택하지 않을 자유'는 고립을 만들고 고독과 불안이 뒤따른다. 그래서 자유는 두려운 속성을 지니기도 한다.

조르바는 지금 이 순간의 본능에 충실한 캐릭터이다. 일을 할 때는 일에만, 음식을 먹을 때는 음식에만, 여자를 원할 때는 여자한테만 충실하다. 내일은 없는 사람처럼 오늘만 살아가는 모습에 대책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하나의 욕망에서 다른 욕망으로 전전할 뿐, 어떤 욕망에도 매몰되지 않는다. 에리히 프롬은 자유를 '...로부터의 자유(freedom from)'과 '... 할 자유(freedom to)'로 두 가지 속성으로 설명한다. 조르바는 '...로부터의 자유(freedom from)'과 '... 할 자유(freedom to)'을 통해 끝없는 욕망의 확장과 이동만 보여줄 뿐이다. 그는 자유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다. 조르바의 자유에는 망설임과 두려움이 없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자유롭게 태어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자유의 속성에 굴복하고 만다. 타인의 잣대로 내면의 욕망을 거세하며, 그렇게 주체성을 상실한 삶을 열심히 살아간다. 그렇기에 조르바의 자유로움에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열렬히 동경한다. 결국 자유란 두려움마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견고한 주체적 삶을 실현하는 것이 아닐까.


v리딩투데이 선물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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