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퓰리처 글쓰기 수업 - 논픽션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
잭 하트 지음, 정세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1월
평점 :
독서와 글쓰기는 떡볶이와 어묵의 관계이다. 읽고 쓰는 행위가 함께 할 때 인간의 이성적 능력의 잠재력이 극대화되고, 떡볶이는 뜨듯한 어묵 국물로 마무리해야 매콤 달콤한 맛은 절정에 달한다. 취미가 독서인 나에게는 글쓰기는 숙명이다. 독서 기록은 눈 깜짝하면 휘발되어 버리는 영감과 생각들을 부여잡기 위한 몸부림이다. 어려 글쓰기 책에서는 일단 매일 쓰고, 많이 쓰고, 일단 쓰고, 또 쓰고, 또또 쓰라고 조언한다. 쓰다 보면 글이 는다는 것이다. 그들의 조언에 따라 일 년을 꾸준히 쓰고 있지만 밑빠진 독에 물만 열심히 들이붓고 있는 허무한 기분만 차곡 쌓여 간다. 도대체 글은 어떻게 써야 한단 말인가. 요령 없이 무식하게 글자만 쓰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하던 타이밍에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접근 방향을 제시하는 ‘퓰리처 글쓰기 수업’과 인연이 닿았다. 뭔가 운명 같은 타이밍이라고나 할까.
퓰리처 심사위원, 잡지 ‘오레고니어’의 편집장 25년, 글쓰기 코치 및 교수로 화려한 경력의 저자 잭 하트는 내러티브 논픽션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실력자이다.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논픽션 글쓰기에 관한 이론과 실용적 조언을 한 권으로 책으로 담아냈다. 평범한 소재에 어떻게 생명력을 입히고, 독자의 시선을 끄는 구성 노하우,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는 사건을 배열하는 기술 등 구체적인 요령을 아낌없이 공유한다.
이야기를 잘 한다는 것, 소위 말해 스토리텔링을 잘 한다는 것은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여러 가지 ‘내러티브 논픽션 스킬’을 조언한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의 존재, 이야기 구조를 형성하는 플롯의 설정, 시련을 해결하는 서사, 흡입력 있는 어조와 문체를 표현하는 기술 등을 제시한다. 주인공이 시련을 극복하여 삶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는 스토리는 삶에 대한 영감과 희망, 교훈을 불러일으켜 독자는 정서적 만족을 체험한다. 이 체험은 주인공에 대한 공감을 형성하고, 주인공의 이야기가 독자의 이야기로 전환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특히 매력을 느끼는 글은 문체를 갖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다. 어떤 글에서는 지적이고 공정하며 절제된 인상을, 또 다른 글에서는 들떠 있고 자유 분발한 명랑한 인상을 받기도 하는데, 저자는 이를 ‘목소리’라고 표현한다. 글에서 저절로 드러나는 글쓴이 개성을 의미한다.
“자아를 개입시킨 목소리는 독자에게 커다란 선물이 될 수 있다.” “자아를 허락한다는 것은 온기, 근심, 연민, 아첨, 불완전한 공유 등을 허락하는 것이다. 이것이 빠지면 무미건조하고 사실성 없는 글이 된다.” p -
스토리 내러티브, 해설 내러티브, 소품문, 북엔드 내러티브, 경수필, 칼럼, 이슈 에세이, 다큐멘터리, 팟캐스트 등 그 밖의 다양한 내러티브에 접근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일반인인 나에게 다소 거창하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경수필 분야는 블로그 운영에 실질적인 조언이 되었다. 글을 구성하고 목소리를 입혀야겠다는 요령과 영감을 남긴 것이다. 사소한 일상의 기록에 내러티브 구성을 입힘으로써 글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니 그간 답답했던 명치가 뻥 뚫린 듯하다. 고로 나의 독서와 글쓰기는 Keep Going -!!
v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