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 - 명화로 읽는 돈에 얽힌 욕망의 세계사
한명훈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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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향한 인간의 욕망과 광기의 세계사
은화에서 기상 화폐까지 - "돈은 권력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돈의 형태는 다양하게 변화해 왔다. 하지만 그 속에 내재한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견고하기만 하다. 인간 생존의 본능은 어떤 방식으로 화폐의 진화를 가져왔을까?

인류 최초의 화폐는 기원전 2000년 리디아 왕국에서 주조한 리디아 금화이다. 리디아 왕국은 페르시아에게 복속되면서 화폐 기술이 유럽과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로마는 화폐 시스템을 운영하는 최초의 제국이 된다. 정부 관리와 병사의 월급도 은화로 지급하면서 나라를 운영하는 수단으로 화폐를 사용한 것이다. 하지만 네로 황제는 더 많은 은화를 발행하고자 하는 욕심으로 화폐 개혁을 통해 은화의 순도를 떨어뜨린다. 이런 조치는 인플레이션을 야기했고 시민들의 폭동을 일으켰다. 사회 안정을 위하여 은화 대신 금화를 발행하지만 중세 암흑기의 신본주의 영향으로 크게 발전하지 못한다.


중세 암흑기 이후 대항해 시대에 이르러 스페인이 볼리비아에서 은광을 발견하고, 네덜란드가 일본에서 은광을 독점하면서 해상 강국으로 도약한다. 이는 국제 간의 결제나 금융 거래 시 기본이 되는 기축통화의 역할을 하는 은화를 주도하는 국가가 되었기 때문이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에 밀려 기회를 엿보던 영국은 기축통화를 은에서 금으로 바꾸는 금본위제를 채택한다. '금 보관증 제도'를 도입하여 은행은 금을 담보로 보관증을 발행하여 시장에 막대한 통화를 공급한다. 이것은 현대 화폐 시스템의 시작을 알리며 영국이 전 세계 금융을 지배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영국의 금본위제를 제안한 사람은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과학 책에서 보던 '아이작 뉴턴'이다. 물리학자로 알려진 그는 사실 정치적 인물로 무려 30년간 영국 왕립 조폐 국장으로 제임했다. 뉴턴은 신용의 가치를 통해 금본위제 기반의 화폐를 발행하여 영국의 '파운드'를 세계 기축 통화로 만드는데 큰 기여를 했다.

반복된 역사에서 목격했듯 이런 영광의 순간도 잠시, 1929년 대공황이 발발하면서 영국은 금본위제를 포기하고 금 기축 통화 시대는 종식된다. 이를 기회로 미국은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는 금환본위제를 요구하여 미국 중심의 금융 질서를 마련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기축통화 달러로 미국은 글로벌 경제와 정치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

"미국 최대의 발명품은 달러"라고 했던가. 달러의 힘은 아직도 유럽의 유로화나 중국의 위안화도 덤비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어떤 화폐도 영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로마 제국의 은화도 인플레이션으로 무너졌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전 세계 각국은 엄청난 양의 돈을 풀어내어 화폐가치는 떨어지고 있다. 로마 제국의 은화와 무엇이 다를까. 미래 화폐로 주목받고 있는 비트 코인이 과연 달러를 대체할 것이며 그 비트 코인의 패권은 누구 몫으로 돌아가게 될까.


네덜란드 화가 '헨드릭 게리츠 포트'의 <바보 마차>이다. 역사상 최초의 버블 현상인 '튤립 파동'을 풍자한 작품이다. 17세기 네덜란드는 상역과 무역이 발달하여 많은 상인들이 부를 축적하였다. 자본이 넘치다 보니 투자처가 필요했고,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자본은 튤립 구매로 흘러간다. 1633년 500길더에 불과했던 한 구근의 튤립 가격이 4년 후인 1637년에는 1만 길더에 거래되었던 것이다. 그러다 갑자기 튤립의 가격은 폭락하고 벼락부자와 벼락거지만 남긴 채 희망은 사라진다.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거품 경제를 형성하는지 그리고 그 거품이 얼마나 쉽고 허망하게 꺼져가는지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리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또 다른 튤립이 될지도 모르는 가상화폐에 희망을 투자하고 있다.


v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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