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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소피 랩 - 내 삶을 바꾸는 오늘의 철학 연구소
조니 톰슨 지음, 최다인 옮김 / 윌북 / 2021년 10월
평점 :

윤리, 실존주의, 예술, 사회와 인간관계, 종교와 형이상학, 문학과 언어, 과학과 심리학, 철학, 인식, 정치와 경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쇼펜하우어, 니체, 키르케고르, 마르크스, 사르트르, 보부아르 -
중용, 자기 기만, 공허, 모멘토 모리, 힘을 향한 의지, 부조리, 페미니즘, 디오니소스, 코키토, 민족주의, 혁명 -
철학과 관련된 인물, 개념, 용어들을 마주하면 안다고 하기에는 말문이 막히고, 모른다고 하기에는 익숙한 어정쩡한 느낌이 존재한다. 명확한 이해를 위해 철학을 접해보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여간 막막한 것이 아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는 저자 토니 톰슨은 학생들과 나눈 생활 밀착형 고민들을 철학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나눴다. 그리고 그 경험을 이 책을 통해서 독자와 나누고자 한다.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죄책감, 허무함, 윤리적 고민, 예술, 문학, 인간관계 등에서 파생된 고민을 철학적으로 풀어낸다. 철학에 입문하려는 독자에게 부담감을 덜어내는 관점과 분량이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읽고, 혼란스러웠다. 인물의 내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기준을 잡을 수 없어 당황스러웠다. 다른 글들을 찾아보니 '실존 철학'에 기반한 소설이란다. 그러고는 니체, 사르트르, 키르케고르 등 철학자들의 이름과 '영원회귀', '부조리', '반항', '실존은 본질을 앞선다.','아모르파티 amor fati', '위버멘쉬' 처럼 알듯 말듯 한 개념들이 쏟아졌다. 이 책의 2장은 이런 실존주의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 주고 있어 반가웠다.
니체는 우리의 삶은 똑같은 모습으로 무한히 반복되는 '영원회귀'라고,
사르트르는 우리의 존재 자체가 의미도 목적도 없는 '우연'으로,
카뮈는 산꼭대기에 다다르면 다시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영원히 밀어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은 시지프처럼
인간이 직면한 '존재의 부조리'를 인식한다.
이들이 인식한 인간 존재와 삶은 무의미하고 허무하고 부질없다.
하지만 무의미와 허무를 부정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받아들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아모르파티 Amor fati, ' 네 운명을 사랑하라'
기쁨과 쾌락뿐 아니라 괴로움과 고통까지 껴안고 사랑하라는 니체의 조언은
부조리에 반항하라는 카뮈의 말이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삶을 긍정하는 의미임과 일맥 상통하는 것이다.
2장에서 접한 실존주의 철학은 6장 '문학과 언어'에서 언급되는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와도 관련된다.
작품은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라는 두 남자가 미지의 존재인 고도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이야기이다.
등장인물들은 실없는 대화나 주고받으며 한결같이 고도를 기다리지만 그는 결코 나타나지 않는다.
'고도'는 인간이 삶에서 찾으려 애쓰는 어떤 의미를 상징한다. 일종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
그건 사랑, 돈, 명예, 성공, 직업, 종교적 깨달음, 심지어 죽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은 우리가 허상을 기다리는 동안 판에 박힌 일상을 보내며
서로 무의미한 대화나 주고받는 시간을 때우는 부조리한 상황이라고 사무엘 베커트는 인식한다.
끝없이 언덕 위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시지프처럼 등장인물들은 한없이 고도를 기다리는 모습은 무척 닮아있다.
실존과 문학뿐 아니라 윤리, 일상생활, 예술, 사회, 인간관계, 종교, 과학과 심리학, 언어, 정치, 인식 등
다채로운 영역을 다양한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평소 철학에 관심 있고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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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