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 인간의 잔혹함으로 지옥을 만든 소설
빅토르 위고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빅토르 위고와 레미제라블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1962년 작품으로 뮤지컬과 영화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1789년 프랑스 혁명에도 불구하고 1832년 무렵까지 프랑스에 왕정이 계속되자 공화주의자들은 불만을 가진다. 이에 1832년 6월에 파리에서 군주제 폐지를 기치로 '6월 봉기'가 일어났으나 실패로 끝나고 만다. '레미제라블'은 이 6월 혁명을 주된 역사적 배경으로 한다. 결국 군주제 폐지는 1848년 2월 혁명에서 이루어졌고 이후 프랑스는 제2공화정이 출범하게 된다. 작가는 시대에 대한 냉정한 통찰도 보여주지만 혼란한 역사적 흐름에 휩쓸린 사람들 향한 휴머니즘도 놓치지 않는다. 이 작품의 제목 또한 불어로 Les miserables은 가난과 고통을 겪는 사람들,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등장인물 및 줄거리

누나와 조카 일곱 명과 함께 궁핍한 생활을 하던 장발장은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빵을 훔치게 된다. 생계형 범죄로 5년의 감옥살이를 하게 되었으나 4번의 탈옥을 시도한 탓에 결국 19년이라는 긴 세월을 감옥에 있게 된다. 무사히 출옥하게 되었지만 전과자의 신분으로 사회에 적응하기란 녹록지 않다. 하룻밤의 숙식을 제공해 준 미리엘 주교의 집에서 은식기를 훔쳐 도망가다가 헌병에게 체포되어 끌려오지만 미리엘 주교는 자신이 준 것이라고 거짓 증언으로 장발장을 구해준다. 거기다 은촛대까지 얹어주며 올바르게 살아갈 것을 당부한다.

미리엘 주교의 자비에 감응한 장발장은 착실하게 살아가게 된다. 마들렌이라는 새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하여 재산을 축적하고 시장으로까지 출세한다. 그러나 경감 자베르만은 마들렌의 정체를 의심하며 끈질기게 괴롭힌다. 어떤 사나이가 장발장으로 오인받아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장발장은 고민 끝에 법정에 나선다. 그동안 구축한 지위와 재산을 포기하고 양심에 따라 행동한 것이다. 결국 누명을 쓴 사람을 구하고 자신은 감옥에 다시 들어가지만 곧 탈옥한다. 자신의 도와줬던 팡틴의 딸 코제트가 불행한 상황에 빠져 있을 것을 알게 된 장발장은 그녀를 구출하여 수도원에 숨긴다.

코제트는 공화주의자인 마리우스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마리우스는 공화정을 꿈꾸며 '6월 혁명'이 시작되자 정부군과 바리케이트를 사이에 두고 대치한다. 이 과정에서 마리우스는 크게 다치게 되어 장발장이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지만 이 사실을 후에 알게 된다. 또한 장발장은 '6월 혁명'을 일으킨 젊은이들을 돕다가 그곳에서 잠복해 있던 자베르와 부딪치고 그를 죽일 수 있던 상황이었지만 살려준다. 자베르는 자신의 정의와 원칙이 장발장의 관용 앞에서 무너진 것에 회의를 느껴 세느강에 투신자살한다. 장발장은 자신을 끈질기게도 괴롭혔던 자베르를 미리엘 주교와 같이 자비와 사랑으로 대하지만 자베르는 자신을 향한 인류애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감행한다. 장발장 또한 코제트와 마리우스를 짝 지어 주고, 그들의 품에서 영혼의 휴식을 취한다.

작품을 마치며..

인간의 내면은 모순적 기질로 끊임없이 진동한다. 밝음과 어둠, 선함과 악함, 고귀함과 비천함, 용기와 비겁, 사랑과 증오들이 서로를 완전히 상쇄시키지 못한 채 잠재되어 있다. 환경과 상황, 본인의 선천적 기질 및 교육 여건에 따라 인간은 다양한 특질을 지닌 존재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인간의 기질을 단순히 하나의 색채로 정의 내릴 수 없기에 우리는 선택의 순간마다 당황하고, 망설이고 두려워한다. ‘빅토르 위고’는 이런 인간의 숙명적 순간을 ‘양심’이라는 또 다른 기질로 마주하기를 ‘장발장’을 통해 보여준다.
이렇게 입체적인 개인의 내면이 사회적 구조 안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또한 놓치지 않는다. ‘노동자’에서 ‘죄수’로, ‘죄수’에서 ‘시장’으로 변모하는 장발장의 사회적 위치마다 부딪치는 양심의 소리는 ‘삶의 본질’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 이런 삶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자신의 신념과 원칙에 매몰되어 버린 자베르이란 인물에 안타까운 마음이 차오르는 건 우리 모두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라는 동질감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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