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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정윤희 옮김 / 다연 / 2020년 7월
평점 :

‘월든’은 무려 200년 전 사람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원조 미니멀리스트의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지인이 인생 책으로 추천하기도 하지만 일부 지인들은 좋은 책이긴 하나 현실과 동떨어진 시대에 맞지 않는 책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현대 사회는 물질적 풍요로움이 더더욱 활짝 피어날수록 다른 한쪽에서는 소비와 물질의 피로감을 호소하며 미니멀리즘을 굳건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월든에서 보여주는 소로의 철학과 사유가 시대에 뒤떨어졌다기보다는 극단적인 양극화를 보이는 라이프 스타일 중에서 한쪽 축만을 지탱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이른바 성공한 삶이라고 칭송받는 인생은 그저 인생을 살아가는 여러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우리는 다른 삶의 방식들을 무참히 짓밟으면서 하나의 방식만을 과대평가하려는 걸까?” p28
‘월든’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노동의 본질과 가치, 최소한의 의식주를 되짚어 본다. 이 과정을 자신의 인생을 실험하고 답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표현한다. 모두에게 정답이 되는 것을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방식을 모색하고 구축하는 것이다.
"나는 숲을 들어왔을 때처럼 중요한 이유로 숲을 떠나게 되었다.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삶이 몇 가지 더 남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숲속에서 지내는 삶에 더 이상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p444
"나는 월든 숲에서의 실험을 통해 적어도 다음의 사실을 체득했다. 내가 꿈꾸는 바를 향해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가고, 머릿속으로 상상해왔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평소에는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어떤 것은 잊히고 또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를 넘어갈 때도 있을 것이다. 새롭고 보편적이며 더 진보적인 법칙이 우리 주변과 내면에 자리 잡기 시작할 것이다. 과거의 낡은 법칙은 조금 더 넓게 확장되어, 다소 진보적인 의미로 우리가 처한 상황을 해석하는 데 사용될 것이고, 그렇게 더욱 높은 지위에 올라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삶이 단순해질수록 우주의 법칙 또한 간결하게 변하게 마련이다. 그 때문에 고독은 고독이 아니며, 가난은 가난이 아니고, 나약한 부분도 나약함이 아니게 된다. 공중에 성을 쌓았다고 해서 그 성이 사라질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 본래 그 성이 있어야 할 자리는 그곳이므로 이제는 그 아래 단단한 토대를 쌓으면 될 일이다." p445
두고두고 읽는 구절이다. 소로는 인생을 실험이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삶을 정형화된 패턴으로 인식으로 하지 않고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그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또다시 도전을 하는 태도를 취한다. 대체로 가장 큰 효율성을 도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삶의 패턴을 구축한 뒤, 스스로 그 패턴의 쳇바퀴에 갇혀버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다. 소로는 떠날 때를 아는 사람이다. 인생의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 삶을 살아갈 줄 아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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