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 (양장) 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종권 옮김, 구스타브 도레 그림 / 아름다운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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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문학의 근간이라고 알려진 단테의 신곡을 드디어 읽었다. 언제가 꼭 읽어야 할 작품으로 숙제 같은 기분으로 남겨두고 있던 소설이었다. 원문은 운문이라 리듬과 운율, 은유와 상징으로 어렵다고 들었지만 이 책은 마치 청소년을 위한 도서들처럼 내용 위주로 쉽게 풀어서 전개되어 쉽게 읽을 수 있었다.

 

1265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정치가이자 시인인 단테 알리기에리는 정치적 탄압을 받아 쫓겨난다. 망명 생활 동안 쓰인 신곡은 중세 기독교 사상, 중세 이탈리아 사회 정치적 상황, 로마제국의 역사, 그리고 로마 신화 등을 망라하며 전개된다.

작품은 단테가 길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숲속을 헤매면서 시작된다. 공포와 번민에 빠져 앞을 찾지 못하는 순간 표범(음란), 사자(오만), 암늑대(탐욕)가 나타나 앞길을 막고, 위협을 하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절망적인 공포의 순간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그를 지옥과 연옥의 순례로 안내한다.

 

뒤집어진 원뿔형의 모양으로 9단계로 나눠진 지옥은 아래로 내려갈수록 무거운 죄로 망령들이 고통 당하고, 원뿔형의 모양으로 7단계로 나눠진 연옥은 위로 갈수록 좁아진다. 죄의 단계를 세심하게 구분하여 그에 걸맞은 각양각색의 형벌들을 묘사한 지옥 편은 마치 판타지 소설 같았다. 무거운 망토로 오만함을 벌하는 형벌, 몸이 절단되거나 철사로 눈을 꿰매어 버리는 벌, 뱀에 온몸이 휘감기는 등 생생한 묘사에 독서에 속도감이 붙었다.

 

연옥은 가톨릭 교리에서 천국으로 가기에는 자격이 부족하지만 지옥으로 갈 정도로 큰 죄를 짓지 않은 죽은 자들의 영혼이 머무는 곳이다. 기독교인이 아니라서 지옥과 연옥에 죄인들이 머무는 기준이 낯설기도 했지만 가톨릭 교리의 본질을 악용하는 인간들을 단죄하려는 단테의 의지는 충분히 전달되었다.

 

단테의 첫사랑이자 24살의 어린 나이에 단명한 베아트리체가 천국을 인도한다. 단테는 월광천, 수성천, 금성천, 태양천, 화성천, 목성천, 토성천, 항상천, 원동천 그리고 청화천으로 구성된 천국의 끝에서 거룩하고 경이로운 하느님의 사랑에 마침내 눈뜬다.

 

정치적 권력 투쟁, 교회와 수도원의 타락과 탐욕, 이기, 욕망 등 단테의 조국과 종교에 대한 짙은 애정은 시대와 종교를 초월하여 전달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왜 이 책을 읽고 싶었는지, 왜 읽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던졌다. 취향을 기준으로 책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앎에 대한 욕망으로 읽어 내려가기도 한다. 바로 단테의 신곡이 후자의 경우다. 서양 문화의 근간이 되는 소설이라는 명성에 'Must read' 해야 할거 같았기 때문이다. 알고자 하는 욕망은 큰데, 무엇을 알고 싶었는지는 모호하고,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인데. 보이는 것이 없어서 아쉽기만 하다. 내 욕망을 부인하고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추후 꼭 다시 읽어보면서 이 작품의 깊은 참맛을 느껴보고 싶다.


V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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