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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 회사 밖에서 다시 시작
곽새미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5월
평점 :

내로라하는 외국계 기업 5년 차 직장인의 명함을 내던지고 500일의 세계 여행을 떠난 그녀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 칠 년을 꼬박 일만 하다가 정리하고 나도 떠난 본 전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 전 일을 하면서 소모되고 고갈되던 내적 갈등, 매 순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던 경험을 쌓아가던 여행의 순간들, 꿈같던 여행 후 다시 마주하는 현실의 세계에서 느끼고 겪게 되는 감정들을 야무지게 펼쳐낸다. 누군가 나를 대신해 써준 일기장을 읽는 느낌이라서 마음 한구석에 숨겨두고 솔직하지 못했던 치부를 들킨 듯 부끄럽기도 하고, 잊고 지냈던 추억과 감정이 몽글몽글하게 떠오르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누구도 주지 않던 안식년을 직접 만들어 세계여행을 떠났다." p43
"평생 여행만 하고 살 수는 없다. 여행을 하며 디지털 노마드로 살더라도 일은 해야 한다. 여행이 끝나면 다시 돈을 벌어야 한다. 다만 삶을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결단을 내려 본 경험이 몸에 선명히 새겨져 있을 뿐이다." p82
여행을 떠나기 전 어떤 마음으로 결심을 했는지, 여행을 하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리고 이 책의 다른 점은 여행 후 삶의 이야기도 다룬다는 점이다. 여행 후, 디지털 노매드의 삶을 실현하고 있는 저자의 좌충우돌은 솔직하면서도 진취적이다. 여행은 여행이고, 여행 후 현실은 또다시 펼쳐진다. 저자는 조직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제주도 일 년 살기를 실천하면서 프리랜서로서의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퇴사 후의 삶에 환상을 부여하지도 않지만, 비하하지도 않는다. 나름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퇴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작은 본보기가 되기 충분하다.
V 출판사 푸른향기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