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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수포자를 위한 수학 ㅣ 선천적 수포자를 위한 수학
니시나리 카츠히로 지음, 이진경 옮김 / 일센치페이퍼 / 2019년 1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102/pimg_7474191102404836.jpg)
왜 유독 수학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나도 언제부턴가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을 따라가지 못해 수학을 놓았던 것 같다. 이 책, <선천적 수포자를 위한 수학>은 어른들을 위한 수학 책이다. 표지에는 '6일 만에 중학교 수학을 정복하는 금단의 책'이라고 써 있고, 추천사에는 이 책을 통해 단 6시간 만에 중학교 수학을 전부 이해했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 개인차가 있다. 여섯 시간 만에 모든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솔직히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책은 연습문제 반복과 같이 생략해도 될 만한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있다. 어른들은 중학생에 비하면 시간이 없지만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이 책은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이차방정식, 함수, 도형, 그리고 미분과 적분 파트로 나뉘어 있다. 전문적인 문제풀이 방법을 가르치는 부분은 그냥 따라가며 이해하기에 급급할 뿐이었지만, 수학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깃거리나 저자의 견해를 읽으면서는 깨닫는 것들이 많았다. 수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에서는 꼭 누군가가 '수학은 어차피 실생활에서 쓸 곳이 없다'란 말을 한다. 엄밀히 말하면 나도 그 쪽에 더 가까웠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실생활에서 수학을 쓸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쓰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실 수학을 실생활에 활용하고자 한다면 무궁무진하게 응용할 수 있는데, 사람들이 굳이 수학을 응용하여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인수분해를 활용하는 어떤 영화 감독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영화감독은 촬영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각본이 완성되면 같은 장소나 같은 세트에서 촬영 가능한 장면을 인수분해한 후 모아서 촬영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식탁에서 대화하는 장면이 영화에서 다섯 번 나온다면? 한 장면을 찍은 후 옷을 갈아입고 다른 장면을 찍는 식으로 말이죠." 그 외에도, 수포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예시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수학적인 지식을 이해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저자는 어떤 수학적 명제들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도 수학을 이해함에 있어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어떤 숫자에든 0을 곱하면 0이 된다는 것이나, 어떤 숫자에든 1을 곱하면 그 숫자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명제들에 대해 왜 그렇지? 납득할 수가 없는데? 하고 사고하기보다는, 언어 문법의 기초적인 규칙을 외우는 마음으로 그러려니 하라는 것이다. 그러려니 하면서 조금씩 수학을 공부해 나가다 보면 당연한 명제들이 왜 당연한지 이해하게 된다고 하는데, 나는 그 경지에 다가가려면 멀었기 때문에 아직은 잘 모르겠다.
오래 전에 학교 수학을 놓은 뒤로 오랜만에 수학에 대해 다루는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수학을 놓은 지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지나서인지 한 번에 모든 내용이 명료하게 이해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른의 눈높이에 맞춰 최대한 쉽고 명료하게 설명해 놓은 책이기 때문에, 여러 번에 걸쳐 읽으면 금방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자신은 수학과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며 수학을 포기한 어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