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를 지키며 사는 법
김종원 지음 / 그린하우스 / 2019년 12월
평점 :
<나를 지키며 사는 법>은 저자가 이순신의 생애와 그가 남긴 기록을 연구하며 깨달은 점들을 정리한 책이다. 이순신의 삶으로부터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모습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란 남들이 보기에 멋지거나 훌륭한 삶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저자가 추구하고자 하는 이상은 힘든 일들로부터 스스로를 지켜 나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에 더 가깝다. 그래서 이 책의 캐치프레이즈는 "그대로 살아, 그대를 남겨라."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추구해야 할 다섯 가지 핵심적인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각각 기품, 관점, 사색, 지성, 인문이다. 기품이란 훌륭한 가치를 추구하고 진실하게 남을 대함으로써 얻게 되는 인품과 그릇을 말한다. 관점이란 스스로 정한 인생의 방향, 그리고 가치관과 같은 것이다. 사색은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생각할 줄 아는 것, 지성이란 끊임없이 배우는 습관을 통해 갈고닦는 깊은 의식의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인문이란, 아주 간단히만 설명하자면 생각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것을 말한다.
지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기록의 중요성이 언급된다. 저자가 여러 번 인용하는 이순신 장군은 전쟁 중과 같이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때에도 일기를 썼다. 매일매일 쓰지 못했더라도 언제든 다시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일상을 기록하는 행동은 당장 큰 영감을 주거나 바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해도 의미가 있다. 기록은 증명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증명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이 이룬 일에 대한 증명이 될 수도 있다. 아무리 훌륭한 경험을 했거나 멋진 생각을 했더라도, 그것을 기록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주 훌륭한 것에 대한 기록이 아니더라도 상관 없다. 사소한 일상의 기록이 차곡차곡 쌓여 언젠가 위안이 되거나 작은 깨달음을 줄 수도 있다. 그것만으로도 기록하는 행위의 가치는 충분하다.
저자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은 자신보다 계급이 낮은 병사들에게도 의견을 묻고, 자신과 생각이 아주 다른 사람과도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상대방의 나이나 직급, 사회적 지위에 연연하지 않고 대화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열려 있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귀담아들을수록 최선의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생각이 아주 다른 사람과의 대화는 사고를 확장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런 현명하고 개방적인 태도가 이순신 장군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는 것이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과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걸 불편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서도, 어떤 상황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생각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걸 굳이 피할 필요는 없다.
다소 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저자는 생명이야말로 희망이라고 말한다. 살아 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희망은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힘든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에도 희망을 잃지 말고, 주관을 분명히 하며 살아가자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삶의 자세를 다잡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 <나를 지키며 사는 법>이 도움이 되어 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