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하고 싶지만 알아야 할 진실 ~ 도화지 한 장의 기적> 지은이 이름이 일본 사람인데 책을 펼치면 아프리카 가나가 배경이다. 이곳에 사는 아이들은 하루 종일 아빠가 하는 일을 도와주면 1세디(약 100원)를 번다. 무슨 일인지는 설명이 나오지 않는데 그림을 보면 이미 있는 어떤 물건에서 뭔가를 떼어내거나 지우는 등의 일을 하는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그림쟁이 아저씨가 마을에 나타나 1세디로 도화지를 사면 그림 그리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한다. 1세디로 늘 사탕을 사먹던 아이들은 그 돈으로 도화지를 사야한다는 말에 망설였지만 두 명은 그렇게 한다. 그리고 그 그림들은 10세디에 팔린다. 그 중 한 명은 10세디를 다른 곳에 다 써버리지만 한 명은 10세디로 또 도화지를 사서 그림을 그리고 작은 전시회도 한다. 그 그림들은 어떻게 될까? 책 제목이 ‘도화지 한 장의 기적’이니 그 그림들은 뭔가 다른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실제로 가나를 방문한 한 일본 화가의 체험이 들어가 있다. 전자 쓰레기 마을로 유명(?)한 가나의 아그보그볼로시에서 실제로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리는 법을 가르쳐 준 작가는 그림을 통해 그들의 열악한 생활 환경을 세상에 알리고, 그 그림들을 판 수익으로 재활용 공장을 세우겠다는 꿈을 품어서 실제로 2022년에 재활용 공장을 세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그의 전시회를 찾아보았는데 유독한 전자쓰레기를 만지면서도 방독 마스크나 장갑도 없이 작업하는 현실을 표현한 작품이나 거기서 나온 폐기물로 만든 작품, 그리고 책 내용과 같이 아그보그볼로시 아이들이 직접 그린 ‘슈퍼스타스’ 그림 등이 전시되어 있는 걸 보니 마음이 무겁고 미안하다. 우리가 편하게 문명을 누리고 사는 동안 어딘가에선 그것으로 인해 고통을 받으며 살고 있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게 아닌데 우리가 버린 것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알았으면 뭐라도 해야 한다. 이 책 속에 나오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 한 점을 사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그리고 뭘 모르고 사는지, 내가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얘기해봐야 할 때다. #초그신서평단 #도화지_한_장의_기적 #나가사카_마고_글_그림 #양병헌_옮김 #라임 #환경_지구촌문제 #전자쓰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