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또에게 일어난 일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림책봄 27
곽민수 지음, 김도아 그림 / 봄개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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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재판에서 첫 승소 판결이 났다고 한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재판 결과에 오히려 더 많이 화가 났다. 피해자들이 20여 년을 고통 속에 산 것에 비해 살균제를 판 회사들의 형량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모든게 돈으로 치환되는 세상 논리에서 이미 폐가 딱딱해져 죽은 사람, 평생을 산소호흡기를 끌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억울함과 눈물은 제대로 보상받을 길이 있을까?
《봄, 여름, 가을, 겨울 또또에게 일어난 일》 그림책도 그런 인간의 나쁜 욕심이 가져온 실제 사건이 중심 이야기다. 작가님의 실제 이야기이기도 하단다. 벌써 또또를 떠나보낸 지 20여 년이 되어가는데 이제야 이 그림책을 쓰게 된 건 아직 가족으로 함께 산 또또를 보낸 슬픔이 그 긴 세월로도 치유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슬픈 이야기인데도 그림이 참 따뜻하다. 작가님이 또또를 그렇게 기억하고 싶은 마음을 그림 작가가 잘 읽어냈구나 싶다. 충분히 자극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렇게 표현하지 않아 오히려 마음이 더 안쓰러워진다. 책의 마지막에 화자가 또또를 오래오래 기억할 거라고 하며 또또와 겨울에 놀았을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는 장면이 나온다.
기억! 살아남은 자들이 해야 할, 또 할 수 있는 일이다.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과연 만들어질까? 아니면 정말 거부권 행사로 다시 국회로 돌아올까? 이 엄동설한에 유가족들은 국회와 용산에서 오체투지를 하고 만 배가 넘는 절을 하며 간절히 특별법 제정을 바라고 있다. 함께 땅바닥에 몸을 엎드리지도, 함께 절을 해드리지 못해도 우린 그 사건과 그분들의 간절함을 기억해야 한다. 용산참사가 일어났던 현장을 지날때마다 과잉진압으로 죽은 철거민들을 기억해야 하고, 노란 리본을 계속 달며 아직 해결이 안된 세월호도 기억해야 한다.
이 그림책은 그 기억을 말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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