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아가는 것들에 대하여
심규진.뭉치들 지음 / 설탕나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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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의 문턱에 선 열여덟 명의 청년이 저마다의 방식과 정의로 써 내려간, 닮아감에 대한 고백을 담은 시집 📒닮아가는 것들에 대하여📒입니다.

함께 한 이들은 심규진과 뭉치들'인데요, '뭉치’는 2026년 한동대에 입학한 '자유로운 구름과 닮은 존재들인 신입생'이르는 말입니다.

심규진님은 이 시집을 펼치는 우리에게 부탁합니다. "빠르게 읽지 말아달라"고, "한 편의 시 앞에서 한 번 쯤은 숨을 멈춰달라"고요.
네! 약속을 지켰습니다. 찬찬히 들여다보고, 편하게 여유있는 숨으로 만났습니다.

🎙️스물 한 살 큰 아들을 둔 엄마여서일까요? 페이지에 머물며 읽어내려가는내내 엄마미소가 자동 장착됩니다. 서툴고, 놀랍도록 성숙하며, 의문문으로 끝나고, 물음표로 남아 있는 시들이지만 그것이 진짜 스무 살의 얼굴이고 매력이지 싶어요. 현재진행형에 있는, 각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디자인하는 과정인 것이지요.

📖 어떤 것들은 소리 없이 온다. 문틈으로 스며드는 빛처럼, 오래 끓인 국 위로 떠오르는 김처럼, 아무도 부르지 않았는데 어느새 우리 곁 에 앉아 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라 여러 번 소리내어 읽어보았어요. 아무도 부르지 않았는데 살포시 곁에 다가와 앉아있는 행복들을 우리는 놓치지 않아야해요. 알아봐주고 발견해야죠.

📖 어머니의 손등에 번지던 푸른 핏줄, 아버지가 서툴게 말아낸 계란의 가장자리, 할아버지의 주머니에서 꺼내어진, 이름조차 부르지 못한 채 건네지던 부러진 초콜릿 조각.

🎙️어릴 적, 할머니는 늘 주머니 속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주셨어요. 구깃해진 천원짜리 지폐일때도 있고, 녹아 엉겨붙은 자두맛 사탕일 때도 있었죠. 자리잡은지 오래된 지렁이 모양을 가진 할머니 이마 주름살은 따뜻함 그 자체였어요.

📖 닮는다는 것은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는 일이다. 같은 볕 아래 오래 머물렀다는 이유로 멜론이 멜론을 닮아가듯, 구름이 하늘에 잠겨 끝내 푸르러지듯, 우리는 우리가 사랑한 것들의 자국이 된다.

🎙️시인은 말합니다. "닮아감은 오래 들여다보는 일"이라고요.
우리는 무엇을 닮아가고 있는지, 나는 무엇이 되어가고 있는지 쉽게 답을 정하지 않기로 해요. 그 질문은 대답을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오래 들여다보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 빛이 어느 각도에서 비추는지에 따라 그림자의 모양이 달라지듯, 시를 쓴다는 것은 자신에게 비치는 빛의 방향을 가만히 옮겨보는 일.

🎙️시를 쓴다는 것, 글을 쓴다는 것. 어느 쪽이든, 그 시간들은 우리 삶의 귀한 일부가 되어 곁이 머물거예요. 같은 길 위를 걷는 그들은 시간이 갈수록 닮아가겠죠? 어제의 내 모습과 가치는 내일은 다른 모양으로 빛날거예요.

📖 멜론은 멜론 곁에서 물든다
있지도 않은 악보를 함께 본 듯 터져 나오는 웃음이 같은 박자로 흩어질 때 말하지 않아도 눈을 맞추는 타이밍이 퍼즐 조각처럼 맞아떨어질 때 우리는 깨닫는다. 특별한 의식이나 다짐 없이도 그저 같은 볕 아래 오래 머물렀다는 이유만으로 서로를 향해 기울어져가는 것을.

✨평온한 삶은 작고 따뜻한 것들 위에 만들어지지요. 일상 곳곳에 우리 모습 조각 하나씩 남겨두기로 해요. 그 조각들이 퍼즐처럼 맞춰지다가 어느 순간 그림 하나가 되어 원하는 빛으로 비춰질테니까요.

@think1page
@on.seha

🏷️ [책담쓰담서평단]을 통해 도서를 온세하님으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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