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빛이 내리는 시간
브루나 단타스 로바토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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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에게 가상의 포옹을 건네고, 키스를 날리고, 노트북 화면에 얼룩을 내며 서로를 향해 손을 뻗었다. 우리 엄마가 좋아하는 내 미국 생활을 담은 영화 속에서, 여대생이 침실에 앉아 매일 밤 노트북으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건다. "엄마, 곧 보러 갈게."

🎙️브라질에서 미국으로 유학한 딸, 집을 떠난 아빠없이 엄마는 브라질에서 혼자 삽니다. 스카이프로 딸과 엄마는 매일 얼굴을 보며 안부를 확인하고 소통하지만 그리움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아요.

"약속하지?“ 엄마가 물었다.
"무사히 돌아오겠다고 엄마한테 약속하지?"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그렇겠지요? 그저 내 아이가 어디에서건 몸도 마음도 건강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애틋함말이예요.

집에 갈 비행기표 비용이 없어 방학에 집에 가지 못하고 캠퍼스에 홀로 남은 딸이 엄마는 안쓰러워요. 끔찍한 뉴스를 보거나 무서운 꿈을 꾸고 나면 엄마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푸른 화면 속 딸을 서둘러 만납니다.

"이곳에 너무 익숙해지지 않기, 너무 즐겁게 놀지 않기. 나는 속으로 다짐했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나라를 찾아준다는 버즈피드 퀴즈는 딸이 원하는 모든 것이 미국에 있다고 적혀 있었지만 마음놓고 즐거워하지도 못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마음이 아렸어요.

"갑자기 엄마의 이마에 없던 주름이 보였다. 눈썹 사이에 두 줄이 깊이 새겨져 있었다. 내 기억에 없는, 새로운 걱정의 흔적이었다. 화면 속으로 손을 뻗어서 엄마의 주름을 살살 펴서 없애주고 싶었다. 그렇게 엄마를 더 젊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더 늙지 않도록 엄마를 지켜주고 싶었다."

🎙️이 부분을 읽고 울컥했어요. 최근에 저도 엄마를 만나고 왔는데 시간이 갈수록 변하는 모습이 슬펐거든요. 딸은 인간은 슬픔과 불행을 겪어야 더디고 잔잔한 날의 소중함을 깨닫는 법이라고 결론지어요. 그래야 지금 겪는 그리움과 힘듦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나봐요.

"밝게 빛나는 파란 화면에는 우리 엄마이자 내 친구, 언제나 나를 알아주는 유일한 사람이 있었다."

🎙️'엄마이자 친구, 나를 알아주는 유일한 사람'이 저도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어머니를 무너뜨린 건 시들어 버린 식물이었다. 갈변한 이파리와 마른 흙만 남은 고사리 화분이 아파트 구석에 방치돼 있었다. 어머니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눈을 질끈 감은 채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

🎙️시들어가는 식물을 보며 엄마는 많은 슬픔이 한꺼번에 몰려왔을거예요. 세상에 없는 엄마의 엄마를 떠올리고, 먼 곳에 있는 딸에게 무슨일이 생겼다는 징표는 아닐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지만 메말라버린 마음의 외로움을 동시에 감당하기 힘들었을테니까요.

"화면에 나오는 세계 지도 속 작은 비행기 그림이 느릿느릿 움직이며 어머니의 삶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져갔고, 어머니는 그 비행기 그림이 더 빨리 움직여 어서 빨리 딸을 만나면 좋겠다고,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네비게이션 마냥 화면에 보이는 비행기의 위치를 눈으로 따라가며 비행시간을 견뎠을 어머니의 지루한 설렘이 느껴져요. 결국 어머니와 딸은 미국에서 재회를 하고 함께 선물같은 일주일을 보냅니다.

"마지막 밤, 짐을 싸던 어머니는 길쭉한 창문들과 묵직한 커튼, 화려한 문을 그윽하게 바라봤고 겨우 일주일을 함께한 장소가 그리워지면 어쩌나 두려워졌다. 여행 가방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세탁한 옷을 개키고 있는 딸을 보면서 이런 말을 건네고 싶었다. '이제 알겠어. 네가 이 세상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떠나야 하는 기분이 어떤지 엄마도 알겠어.'

✨사랑하는 사이라고 해서 늘 곁에 머물수만은 없다는 것, 진심으로
사랑하는 방식은 서로가 곁에 없다 해도 각자의 일상을 단단하게 살 수 있도록 응원하는 일이겠지요.

푸른 빛이 내리는 시간과 거리를 마주한 엄마와 딸의 서로를 향한 깊은 그리움과 애틋함, 일상의 모든 부분을 감사와 성장으로 만든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다산북스_단단한맘_도서협찬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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