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파티 드레스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문장이 아름답다. 그러나 쉽게 이해할 수 없다. 쏟아지는 아름다운 문장 속에서 온전히 이해하고 싶거든 나를 지우고 작가의 흐름에 푹 빠져야 하는 책이다. 그리고 서문이 가장 완벽하다고 느껴지는 책이었다. 소장해서 두고 두고 읽어야 한다.

시간이 흘렀다. 세월이 불타버린 문턱엔 재 한 줌 남지 않았다. 우린 태초의 해맑은 나뭇잎들 곁에 그대로 남아 있다. 당신은 그 작은 파티 드레스를 한 번도벗지 않았다는 듯이, 나는 거기서 만물의 순진성을, 이땅 위에 실현된 어느 성탄의 기적을 끊임없이 예감했다는 듯이. 사랑은 언제나 우리의 얼굴에서 어둠을 걷어내고 순결한 아이의 얼굴을 되돌려준다.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사랑이 전부라는 듯이.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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