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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 황정은 에세이 ㅣ 에세이&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평점 :
황정은이라는 작가의 단단한 마음이 좋다. 무심한듯한 문체에 누구보다 따뜻하고 반듯한 마음으로 적었을 이 일기가 좋다. 일기를 쓰기 싫을때마다, 잘못된 생각을 할때마다 나는 아마 76페이지를 펴보게 될것 같다.
사람들은 온갖 것을 기억하고 기록한다. 기억은 망각과 연결되어 있지만 누군가가 잊은 기억은 차마 그것을 잊지 못한 누군가의 기억으로 다시 돌아온다. 우리는 모두 잠재적 화석이다. 뼈들은 역사라는 지층에 사로잡혀 드러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퇴적되는 것들의 무게에 눌려 삭아버릴 테지만 기억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기억하고, 기억은 그 자리에 돌아온다. 기록으로, 질문으로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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