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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에 오시려거든
김인자 지음 / 푸른영토 / 2016년 4월
평점 :
참 예쁜 책입니다. 사진과 글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많은 대관령의 모습과 그 속에서의 삶을 생각하면서 책을 들고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많은 수사와 단어의 조합은 처음에는 시적 감각을 가진 글이라 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하였습니다. 다시 읽어 보고 또 다시 읽어 보는 작업을 다시해도 저자의 말의 뜻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다만 감각적으로 봄이 오는 길목에서 따스함을 표현하는 것 같다는 어렴풋한 느낌만 전달이 되었습니다. 사진도 있고 글고 있고 그렇게 많은 전달의 매개가 있음에도 나는 왜 이렇게 이해를 못하는 것일까? 안타까웠습니다.
글이 의식을 담아야 한다는 생각은 아닙니다. 하지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정도는 알게 해줘야 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입니다. 읽는 사람이 이해를 못하는 점도 있겠지만 너무 많은 수사와 단어 배열은 어느 곳에 방점을 두고 읽어야 할지 방향을 못 잡게 합니다. 교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문장들도 눈에 뜨이기도 하고요. 좋은 마음으로 다시 읽어 보기를 시작합니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것 일 거야 하는 마음 말입니다. 열 번쯤 읽은 문장이 있습니다.
남편 이튼 사이에 예쁜 딸이 하나 있는 데 무엇보다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로서의 우주적 시선이 나를 뭉클하게 했다. Page67
남편 이튼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엄마의 우주적 시선이 무얼까 에서 고민을 했습니다. 나도 엄만데 우주적 시선이 뭐지? 너무 개인적인 생각을 글로 옮겨 놓은 것은 아닐까? 아니 엄마의 우주적 시선은 시적 표현일지도 몰라? 그러니까 넒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포용력을 말하는 것 일지도 몰라, 에세이를 읽으면서 별 생각을 다해 봅니다. 그런데 이글에서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을까? 아이고 모르겠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읽어 보자. 뭐 이런 생각으로 읽었습니다.
염불 소리산을 에두르고 숲에 반사된 햇살이 신식연등으로 가득한 절 마당에 상서로운 빛을 가득 풀어놓는다. Page 70
염불 소리산이 무엇일까? ‘염불 소리 산을’로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띄어쓰기가 잘못 되었을 수도 있어, 아니야 교정을 잘 하였을 터이고 소리가 산을 이룬다는 뜻일지도 몰라? 그런데 다음 문장이 에두르고 이니까 주어는 산이어야 하는데.. 아이고! 시적 표현인지 띄어쓰기가 잘 못 된 것인지 아니면 저자의 의도인지 문장을 넘어가지 못하고 턱 턱 걸려서 허우적거린다. 읽다가 조금씩 내가 이상해짐을 느끼기 시작한다. 내가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 말입니다.
좋은 말과 아름다운 단어들을 나열해 놓으면 사람들을 이렇게 혼란스럽게도 만들어 주는 구나, 그 문장이 정갈함을 잃었을 때 특히 저자가 시인이라는 말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었을 때 우리는 더 많은 고민으로 단어를 생각하게 하는 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