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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관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미치오 슈스케의…
이름도 어려운 이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했다.
일본 소설, 왕따, 무관심, 한 밤에 땅을 파고… 최근에 읽은 두 세 권의 작품이 겹쳐졌다.
어쩌면 모든 사람이 살아가면서 경험하고 느끼는 것들이 모두 비슷할 수도 있구나…
그래서 모든 문학 작품에서 비슷한 사건들이 반복되는 것이겠지…
평범하게 보이는 삶 속에도 엄청난 비밀이나 모험담이 숨어있다. 그
사건을 겪을 때에는 너무 힘들지만 지나고 보면 또 평범한 일상의 조각이 되어버리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어떤 특별한 사건과 평범한 일상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살고 있는 듯하다.
평범함에 있는 사람은 특별한 어떤 일을 기대하고 평범하지 않은 사건 중에 있는 사람은 평범함을 열망하고…
소설 속에 두 주인공 뿐 아니라 주변 모든 인물들도 같은 모습의 인생을 살아가는 중이다.
이쓰오와 아쓰코를 통해서 각 인물들의 그런 모습들이 비춰지고 있었다.
과거의 엄청난 비밀을 현재의 평범함으로 가려놓은 이쓰오의 할머니
어렵게 여관 경영을 하고 있는 이쓰오의 엄마, 아빠
이혼을 경험하고 피폐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아쓰코의 엄마
이제 막 말을 배워가는 후미
이제 막 걸음마를 배워가는 다타로
아쓰코를 괴롭히는(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짓을 많이 하지만…) 모리사키와 무리들
이 인물들을 선인과 악인으로 나눠놓고 그 갈등을 극대화시키기보다 (확실히
나쁜 짓을 하고 있는 소녀들이 있지는 하지만…) 인물 각자가 경험하고 있는 아픔을 서로에게 조금씩 맡기고
기대하면서 위로를 받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더 의미있었다.
우리는 모두 서로 사랑하는 가족이고, 같이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친구고, 이웃이니까, 지금 경험하는 아픔을 혼자만 떠안고 힘들어 하기 보다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평범함으로 회복하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모든 사람에게, 어떠한 문제든 올 수 있다. 그 문제가 오는 이유를 밝히는 것은 너무 어렵다.
왜 하필 나에게… 이렇게 운을 탓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일거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돌파구를 향해 내 시선의
방향을 틀어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 과정을 통과하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겪고 있는 이 어렴움도 당신의 관심과 도움으로 곧 지나갈 것이고 곧 다시 평범함이 찾아 올 것이다. 그러니 너무 힘들어 하지 말길…
언젠가는 그 때 겪었던 그 어려움이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덧붙이기 : 책을 읽으며 아름다운 강가와 하늘, 빛나는 햇살을 감상하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아름다운 그림 한 장면이 그려지면서,
지금 내 머리 위에 하늘과 주변에 저 나무를 조금 더 특별하게 바라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