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폴 비룡소의 그림동화 189
센우 글.그림 / 비룡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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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눈에 익었다. 잘 생각해보니 작년 볼로냐 도서전에 갔을 때 일러스트레이션 월에서 들고온 엽서 중 같은 그림이 있었다. 많이 들고 오지도 않았지만 그나마도 버려지고 몇 장 남지 않은 엽서들 중에서 red muffler를 찾아냈다.

입체와 평면의 조화 무채색과 원색의 조화가 눈과 마음에 남아있던 그림이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니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는 입체 기법을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에 잘 어울리는 방식을 찾은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과정과 노력을 생각하면 단순히 이야기를 잘 표현하기 위함이라기 보다 자신이 만들어낸 이야기를 최고의 장면에 담기 위해 아주 작은 부분에까지 손길이 닿을 수 있는 방식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 책 또한 입체 기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배경, 인물 소품들을 구분하여 입체와 평면으로 만들고 그려서 그것들이 잘 어울리게 쓰고 있어 페이지마다 시선을 붙잡는다.

물론 아무리 입체 기법으로 정성을 들였다고 해도 이야기 자체의 힘이 없으면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할 것이다.

이 책에는 남극 기지라는 특별한 배경에 좀더 특별한 역할(요리사)의 인물 이언과 그와 친구가 된 펭귄 폴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들이 만나고 우정을 키워가는 모습으로도 충분한 이야기가 되지만 독자에게 좀더 깊고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해주는 또 다른 사건이 전개되며 전체 이야기는 식상해질 틈 없이 촘촘하게 짜여있다.

 

눈 폭풍이 불던 날 친구 폴이 걱정되어 나선 길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의 한 장면을 만나게 되는 이언과 다른 사람들.

무게감를 담은 장면에 이어 지금 그곳에서 바로 할 수 있는 행동을 따뜻하고 유쾌한 에피소드에 담아 보여준다.

그 과정을 재미있게 지켜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한 마디도 없는 동물 캐릭터와 인간의 교감하는 모습을 통해 함께 살아가며 가질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도 분명하게 읽힌다.

 

멋진 작품 하나를 만나면 그 작가의 모든 책에 욕심을 내게 되는데 이 작가의 이름도 잘 기억해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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