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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야, 친구 할래?
하야사카 유코.사카이 소이치로 글, 사토 나오유키 그림, 이혜령 옮김 / 살림어린이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책이 도착하자 재민이가 제일 먼저 뜯어 보고는 “엄마 이게 뭐야?”한다.
“재민이 네 책이야.” 했더니 바로 읽어 달라고 하네…
그리고…. 그날 이 책을 10번도 더 읽은 것 같다.
한 페이지에 한 줄 들어있는 동화책이 아닌 페이지마다 하나의 이야기가 있는 책을 천천히 읽어줄라니 요거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만큼 녀석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는 뜻이니 최대한(?) 정성껏 읽어주었다.
처음에는 각 야채마다 요정이 등장하고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이야기가 다섯 살 녀석에게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언제나처럼 나의 노파심. 아이는 자신이 받아 들일 수 있는 만큼 받아들이는 것 같다.
우리 식탁에 흔하게 오르는 채소와 조금 낯선 채소(왜 나는 먹던 것만 먹게 될까… 이 책을 읽으면서 좀더 다양한 야채를 써서 요리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가 등장하는데 하나하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흔하게 보고 먹던 야채들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토마토 요정은 젤리(토마토의 말캉말캉한 과육)를 만든다.
토마토를 씹었을때의 느낌이 살아나는 것 같다.

재민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
빨간 무 잎을 동그랗게 말아 낙하산처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너무 기발하다.

장난꾸러기 대파요정.
대파꽃을 보면서 불꽃놀이를 생각해냈다.
피망요정은 피망을 반으로 썰어서 그 안으로 들어가 목욕을 한다. 피망의 속이 비어있는 모습을 보고 상상한 내용인데 빨간 피망안에 몸을 담그고 있는 요정의 모습이 귀엽다.
양배추 요정은 수 많은 잎이 겹쳐진 양배추 사이에 보물을 숨긴다. 그리곤 어디에 숨겼는지 까먹고 만다는… 다음에 양배추를 먹을 때는 숨겨진 보물을 찾아보자고 아이한테 얘기 해봐야겠다.
이외에 우리아들이 너무 좋아하는 옥수수, 호박, 연근, 무순, 양파, 당근…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브로콜리의 사랑이야기나 당근의 노을을 향한 마음을 담은 이야기는 조금 어렵지만 각각의 야채가 가진 사연을 통해 아이에게 특별한 야채를 소개하는 일은 특별했다.
특히 멋진 프로펠러를 빙빙 돌리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빨간무는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부분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펼쳐지는 모든 야채들이 가득 담긴 신나는 파티 장면…
다양한 야채로 만들어짐 맛있는 음식들의 모습을 보면서 부러운 시선을 날려준다.
(엄마들에게 이런 풍성하고 맛있는 식탁을 차리라는 살짝의 권유, 강요가 들어있는듯도 하다.)
재민이는 편식이 심한 아니는 아니지만 맛있는 것만 먹으려고 하는…(어찌보면 당연하다. 다섯 살 아이에게 몸에 좋으니 먹으라고 하는건… 좀… 말이 안된다.)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각각 사연이 있는 야채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이름도 한번 더 불러주고(이전에는 연근이라는 이름을 많이 헷갈려 했는데 이제는 연근달라고 정확하게 말한다. 물론 연근을 먹는 아이에게 무지개이야기를 만드는 요정 이야기를 들려주는 엄마이다.) 낯선 야채들에게도 호감을 갖는듯하다.
때 마침 베란다에 먹는 야채를 몇가지 심어 두었으니 그들만의 요정 이야기를 만들어 아이와 나눠보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자~ 상추와 고추와 깻잎에게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