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에는 온기가 필요해 - 정신건강 간호사의 좌충우돌 유방암 극복기
박민선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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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벤트로 당첨된 도서지만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많관부!]

한동안 암과 관련한 서적이나 암 환자의 회복기 (이하 극복기), 암 환자 가족의 관찰기 등에 꽤나 딥하게 빠졌던 적이 있다. 본인 부친이 암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인데 ... 나에게는 이런 과정이 일종의 치료가 되었다.

사실 궁금했다.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암 환자 마음을 100%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섣부른 위로나 간섭은 당사자에게 상처가 될 수 있고, 또 반면에 보호자로서 나만 이런 생각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암 환자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름의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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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마음도 좀먹는다. 회복할 확률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가정의 분위기는 물먹음 솜처럼 가라앉고, 환자 본인이 치료를 포기하게 되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양가감정을 가지게 된다. 분명 너무 힘들고 괴로워 보이니까 치료 포기 의사에 공감하면서도 조금만 더 내 곁에 있어주길 바라며 이기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유방암 환자이자 정신건강 간호사의 암 치료 수기인데 암 치료의 과정보다는 당시 가졌던 심적인 괴로움과 가족과의 갈등 등이 솔직하게 서술되어 있어 좋았다. 암 환자 당사자가 되어보지 못하면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부디 .. 부디 꼭 쾌차하시기를 읊조리며 책을 읽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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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천을 따라 남편과 함께 걷기로 했다. 걷는 코스는 한 시간 반이 걸렸다. 천천히 걸었다. 빨리 걸어 보려고 했으나 숨이 차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남편이 조금 더 빨리 걸어보라고 재촉했다. "지금 산책하는 거야, 운동하는 거야?"라며 나의 등을 밀었다.[ 중략] 걸음걸이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마음이 뾰족해졌다.

P34

환자라면 겪을 수 있는 당연한 상황인데 나는 이 페이지를 보고 왈칵 눈물이 나왔다. 예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암 투병을 하실 때 꽤나 의욕이 넘치셔서 운동을 열심히 하셨는데 난 그때 운동의 ㅇ은커녕 찌든 사회 초년생이었다. 일도 힘들고 집에 오면 쉬고 싶고 해서 아빠가 운동 가자고 하는 말을 애써 무시하거나 가서도 툴툴 되기 일쑤였다. 아빠도 힘드셨을 텐데 그때 좀만 더 내가 긍정적이고 낙천적이었다면, 조금 더 성숙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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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세이 자체가 시간의 흐름대로 기술된 것이 아니라 내용 중간중간에 시어머니와의 갈등 상황이 나온다. 꽤나 자주 나오기도 하고 나도 기혼자이기 때문에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기도 했다. 솔직히 읽는데 작가님 시어머니가 너무 미웠다. 아니 시어머니보다는 솔직히 남편이 더 미워.... ...익쉬익.... 열받아...

내가 과몰입한건가?ㅎㅎㅎㅎ

시어머니와 10년을 부딪히며 살면서 결국에는 미워도, 좋아도 내 가족임을 받아들인 작가님.

마음 넓은 작가님 행복하시길요

저도 이제는 누가 우리 시어머니 무시하고 그러면 화나서 쒹쒹거립니다.

시엄마 아픈거? 절대못참아 절대지켜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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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로 나가서 쓰레기통에 약을 버렸다. 약을 먹지 않기로 했다. 약은 불편한 증상을 한 번에 해결해 줄지도 모른다. 그동안 못 잤던 잠을 자게 할 수도있다. 그러나 닫힌 마음은 열지 못했다. 우울증을 이론으로 배웠다. [중략] 하지만 약을 먹지 않기로했다. 나는 이대로 괜찮을까?

P81

우울증일 때 약의 도움으로 이겨낸 같은 환우로서 읽으면서 안타깝고 답답했다.

내가 너무 과몰입한건가... 물론 약에는 의존성이나 부작용도 있겠지만 약을 복용하고 나면 훨씬 마음이 단단해진다. 내가 작가님 곁에 있었다면 난 꼭 약을 드시라고 하고 싶다. 그래도 뒷 부분에는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시는 부분이 나와 조금 안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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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괜찮아?" 너무 씩씩해서 이상하더라." 나를 지켜보던 동네언니가 물었다. 언니를 보고 싱긋 웃었다. 그러고보니 아픈 중에도 열심히 살았다. [중략] 잘하고 있어 아프지만잘하고 있어 라고 나를 응원했다.

P85

아빠가 아프셨을 때 거의 1년동안을 주변사람에게 아빠가 암환자라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 때 나에게 큰 우울증이 찾아오기도 했고, 솔직히 자존심이 센 편이라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지 않았다. 위로받을 만큼 큰일이 아니라고 믿고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이 너무 안쓰러웠다. 혼자서 꾸역꾸역 버텨내는 것 같아서, 지금은 많이 나아지셨겠지만 다시한 번 위로와 응원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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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으로 얻게 된다.

P217

맞다.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야.

아빠가 돌아가시고 꽤나 방황했었다. 왜 그런 못된병이 성실한 우리 아빠에게 찾아왔는지 남들은 잘도 완치한다는데 두번이나 재발하고 결국엔 고생만하고 돌아가셨는지,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하면 아빠가 아프셨고 내 마음이 아팠던게 사실은 내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 결혼할 즈음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이를 가지면서 좀더 건강하고 단단한 부모가 되고싶었고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다. 깊게 생각하고 다른 것에 흔들리고 싶지 않아서 내려놨던 책을 들고 규칙적이고 절제된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지금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난 좀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적어도 지금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알고 그 어떤 것이라도 그냥 생긴 것이 아님을 안다.

이 나이먹고 엄마랑 싸울 때 이제는 조금 더 마음을 추스리고 친절하게 말할 수 있고, 아이가 잠들 때 오늘도 크느라 고생했다 이마에 쪽 뽀뽀해주고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는 부모가 되었다.

솔직히 아마추어 작가님이 쓰셨기때문에 아주 깊이있는 글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진솔함이 느껴져서 더 마음이 움직인 것 같다. 주변에 암환우가 계시거나 암환자시라면 한번 쯤 읽어보시는 것 어떨까요?

작가님도 유방암 완치와 마음의 평온을 얻으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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