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해주세요! - 좌충우돌 항공사 직장생활 이야기
황병권 지음 / 푸른영토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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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해주세요!>는 저자 황병권이 아시아나항공에서 보낸 20여 년의 세월을 녹여낸 책이다. 저자가 대학을 졸업하고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하여 운항승원부에서 업무를 시작하고서 옮긴 부서만 거의 10군데가 되는데, 부서 이름을 다 듣고서도 내 머릿속에 생각나는 항공사 직원이란 비행기 타면 식사를 나눠주는 승무원과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할 때 만나는 직원들뿐이었다. 그렇게 커다란 공항에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의 비행기 탑승을 위한 일인데 탑승객들 눈에 보이지 않게 일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텐데 말이다. 항공사에서는 다른 어떤 일들이 더 있을지 궁금하여 펼쳐본 이유도 그래서였다.


저자가 입사하고 가장 먼저 하게 된 일은 운항승원부에서 조종사들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업무였다. 스케줄 짜는 거면 그냥 직원들끼리 잘 맞춰서 짜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항공사는 달랐다. 사시사철 변하는 날씨로 인한 기상상황에 따라 비행기가 지연되거나 결항되는 일이 많았고, 기종 변경도 잦았다. 교대 근무여서 새벽에 출근하거나 주말에 비상상황에 응대하기도 해야 해서 입사 초기에는 입사를 후회하곤 했다고...


항공사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미국 하와이에 있는 호놀룰루 공항에 지점장으로 부임되어 갔을 때 일이다. 부임한 직후 미국에 도착해서 한 달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인터넷도 연결되지 않은 사무실 정리부터 체크인 수속 공간도 정리해야 했고, 직원들 채용도 해야 했다. 인터넷은 요청한지 4주가 다 되도록 기사가 오지 않아서 인터넷 회사에 반협박을 해야 했으며, 직원들은 뽑으면 하루 일하고 그만두고 좀 하는가 싶으면 그만두는 것을 반복하여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한동안 쉬는 날 없이 일을 했다고 하는데 월 1~2회 휴무라고 하면 정말... 사람 뽑기 힘들었을 것 같다.


비행기에 탑승한 손님 관련 에피소드들도 많이 담겨 있었는데 에피소드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온 사연이 있었다. 미국에서 막 출발한 비행기에서 한국인 탑승객이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고 나왔는데, 현지인 승무원이 화장실에 냄새가 너무 나서 도저히 일을 못하겠으니 내려야겠다고 했단다. 그래서 해당 비행기 기장이 비행기를 회항하여 다시 출발해 24시간의 딜레이가 발생한 사연이다. 인천공항에 내린 그 탑승객은 한국인 직원을 만나서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해주세요!>는 정말 부제 그대로 저자의 좌충우돌 항공사 직장 생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찌나 재미나게 글로 옮기셨는지 내가 저자가 된 느낌이 들면서 화도 나고 안타깝기도 했다. 항공사에 입사하면 어떤 일을 하는지 이 책을 보고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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