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력 - 권력과 힘의 이면을 말한다
김병준 지음 / 지식중심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혁명을 꿈꾸자

 

나는 역사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 역사를 기초로 쓴 창작서도 읽지 않는다. 보고 나면 명치끝이 꽉 막힌 듯 답답하고 아리기 때문이다. 이 땅에 태어난 것을 원망하거나 우리나라가 싫어서가 아니다. 다만 뭔가를 얻기 위해 같은 편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비방하고 내쫓고 죽이는 모습이 보기 싫다. 그런 게 약육강식의 원칙이니 인간의 본성이니 하는 말도 믿고 싶지 않다. 그게 사실이라면 평생 인간 사회엔 비방과 폭력이 끝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런 내가 김병준 교수의 <대통령 권력>을 읽겠다고 덤빈 이유는 한 가지다. 대체 그 권력이란 게 뭐 길래 반만년이 넘는 기간 내내 사람들을 선동하고 아프게 하는 건지 궁금했다. 대체 그 자리가 얼마나 대단하기에…….

 

대한민국정부 수립 이래 우리는 11명의 대통령을 만났다. 11명의 대통령 중 국민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은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아마 이 책에 나온 그 분이 유일하다 생각된다. 저자 김병준은 참여 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선거 캠프에서부터 퇴임 후까지 가장 측근에 머문 그가 바라본 노무현 대통령의 흥망성쇠가 전권에 녹아 있다.

 

대통령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정치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의 양심에 비해 우리 정치는 너무 혼탁했고, 그의 꿈에 비해 우리 사회는 너무 어지러웠다.” (15)

 

넓은 지구상에서도 전무한 서거, 대통령을 자살로 내몬 뒤에야 사람들은 그에게 미안해하고 그리워했다.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사람들이 다시 그의 이름을 거론하며 자신이 후계자임을 종용하는 곳이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이다.

 

책 제목과 달리 사실 대통령이 가진 권력은 보잘 것 없다. 임기 내내 또는 평생 국민들의 원성을 들어야 하고, 큰 사고가 터지면 가장 먼저 사과해야 하고, 하루 24시간 경호를 가장한 감시를 받는 좌불안석.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엔 대통령을 꿈꾸는 이들이 넘쳐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권력은 손잡이 없는 양날의 칼, 그것도 무거운 칼이다. 잡는 순간 손을 베이고, 들어 올리는 순간 팔목을 다친다. 뭘 하기 위해 이리저리 휘두르다 보면 어느새 칼은 내 몸속에 들어와 있다.” (123)

 

자신을 향해 겨누고 찌르는 칼이 권력이다. 권력을 가진 자 옆에는 그의 귀를 막고 눈을 가리는 이들이 몰린다. 결국 대통령은 측근과 국민 모두를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언제든 덤벼드는 하이에나 같은 상대 정당과 언론사까지.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국정을 잘 운영한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

 

올해 대통령 선거가 있다. 벌써부터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한 치열한 전쟁이 시작되었다. 국민들이 공정한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며 거리시위를 벌이는 사이에도 정치가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권좌에 앉을 궁리를 하고 있다. 국민을 살피지 않고 국민의 마음을 들여다 볼 줄 모르는 사람이 오르면 다시 과거의 악행이 반복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걸까? 아니, 어떤 대통령을 만들어야 하는 걸까? 대통령은 누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만드는 것이다혁명을 꿈꾸자. 잘못된 대통령을 만들고, 잘못된 후보와 지도자를 만들고 잘못된 정당이 살아 움직이게 하는 잘못된 정치와 국가운영체계를 탄핵하자. 대한민국의 깨어 있는 시민들이 모든 것을 바꾸는 그 날을 꿈꾸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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