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파랑이는 왜 기저귀를 떼지 못했을까? - 기저귀를 한 일곱 살 파랑이와 온 가족이 함께한 마음치유 여행기
박정혜 지음 / 리커버리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감상평

7살이 되어서도 기저귀를 떼지 못하는 파랑이와 그의 가족이 변화되는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기 위해 해님과 바람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강압이 아닌,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있어야만 사람이 변화된 것을 또 한 번 알게 되었다.


 아이의 기저귀를 떼기 위해 치료센터를 찾았지만, 가족이 변화되는 과정을 보면서 전적으로 아이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파랑이를 보면서 장애인 시설에서 근무하는 나는 장애인의 문제를 도전적 행동으로만 치부하고 파랑이 부모처럼 변화되리라는 믿음으로 그들을 격려하고 노력했는지 되돌아보았다. 나는 그러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어쩌면 시설에 있는 장애인의 문제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내가 좀 더 그들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거나 개입하지 않고 몇 번의 시도로 내 역할을 다했다고 말하면서 단시간에 포기했음을 고백한다.


 파랑이는 기저귀를 떼지 못하는 행동으로 끊임없이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어른들은 기저귀를 떼지 못하는 표면적인 문제에만 치중했고 해결하고자 했다. 나 역시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들의 행동 이면에 깔린 마음을 들여다보도록 노력해야겠다.


우리는 문제에만 집중하느랴 그 사람의 내면을 이해하고자 노력하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함을 또 한 번 알게 되었다.


2. 기억에 남는 문구

35~36쪽

아이 엄마는 그녀만의 논리와 생각을 갖고 있었다. 마음 깊이 자리한 것을 뽑는다고? 배추나 무처럼! 마음속에 묻혔던 것은 뽑히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도 이미 알고 있으면서? 스며든 것은 뿔이가 길고 넓다. 일부러 그걸 뽑는다고 뽑히지도 않는다. 그것을 그대로 둔 채 건강한 것이 자라나도록 두면 된다. 건강한 뿌리가 뻗어나가다 보면, 쓴 뿌리들을 하나씩 툭툭 건들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 날에는 쓴 뿌리들이 나아떨어져 버리게 된다.


58~59쪽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분노를 풀어주고 아이가 스스로 조절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노력은 다먄 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와서 마음의 문이 활짝 열어야만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게다가 모든 변화는 체험 속에서 다져지기 마련이다. (중략) 가슴을 자극하는 감성과 감수성을 바탕으로 마음이 촉촉해져야 새싹이 돋게 된다.


128쪽

내가 가진 생각들은 잘못되었다고 제쳐두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내 생각대로 하다가 예상대로 잘되지 않으면, 성찰을 통해 수정할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중략) 뚝심으로 밀고 나갈 힘이 없으니 우울할 수밖에 없다. 뭔가 해보지 않으니 성찰마저 할 수가 없다.


이 책은 네이버 카페 <책과 콩나무> 서평이벤트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