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퍽퍽한 내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주었다. 연아를 향한 동재의 절절한 마음을 보면서 어린 시절 첫사랑이 기억났다. 그 당시에는 어느 연예인보다 그 친구가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 친구가 세상의 전부였고, 그 친구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웃음만 남는 추억이 되었다. 그 당시에는 내 나름의 의미부여였지만 지금은 바꾸기 귀찮음 때문에 지금도 내 비밀번호 조합에는 그 친구의 삐삐번호의 조합이다.
이 소설의 중심은 동재가 연아를 사랑하는 이야기지만 동재 아빠와 친엄마, 그리고 새엄마의 사랑 이야기, 은재와 민규의 사랑, 옆집 할머니를 잊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사랑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모든 세대가 걸쳐 사랑 이야기를 작가는 말한다. 결국 사랑을 빼고는 인생을 이야기할 수 없다. 때로는 힘든 게 사랑이지만 결국 우리가 찾는 것은 사랑이 아닐까 싶다.
동재의 첫사랑 이야기를 보면서 곧 쌍둥이들이 사랑 타령할 것을 상상하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연아와 헤어진 후 슬퍼하는 아들을 공감하고 동재 엄마와 지나간 사랑에 대한 아쉬움과 지금 다시 찾아온 사랑을 지키고 싶어 하는 동재 아빠의 진솔한 마음과 사랑의 정의를 내려주는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참 다정다감해 보였다. 나도 아이들과 사랑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102쪽
“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책이 또 사람을 만든다는 말 못 들어 봤어? 나는 책이 영혼의 음식이라는 말을 믿어."
119쪽
"거봐. 정말 이상하다니까."
“이 세상에 이상한 건 없는 거래, 자기가 이해를 못 하는 거지.”
204쪽
“어떤 만남이든 한쪽이 희생하는 만남은 건강한 게 아니야. 오래 가지도 못하고, 너 계속 데이트 비용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 그게 어려워지면 연아 만나는 게 부담스러워지고, 그럼 연아도 네가 변했다고 생각할 거고, 그러다 결국 헤어지는 거야.”
223쪽
“앞으로 살면서 넌 많은 사랑을 하게 될 거야. 그때마다 온갖 감정들을 경험하겠지. 기쁨과 행복만 있는 건 분명히 아닐 거야. 아빠는 우리 아들이, 그 사랑들을 만날 때마다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사랑이 널 성장시켜 준다면 그 사랑은 어떻게 끝나는 해피엔딩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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