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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에 당첨되어도 회사는 잘 다닐 거지? - 마흔에 쓰는 방구석 속마음 일기
신재호 지음 / 파르페북스 / 2021년 7월
평점 :
1. 감상평과 느낀점
작가는 가장으로서, 직장에서 신계장으로 '실배'라는 작가로서 삶으로 살아가고 있다. ‘중년의 남성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궁금했다. 아내에게 눈치 보고 딸아이가 엄마를 더 사랑하는 것에 질투를 느끼고 직장인으로서의 고달픔이 책에 잘 담겨 있다. 40대 남자들의 삶도 여자가 느끼는 것과 별반 다름없음이 느껴졌다. 특히 아내의 눈치를 보는 에피소드에서 잔잔한 웃음이 나왔다. 결국, 남편과 아내는 관계는 적이 아니라 고된 직장 생활과 육아의 힘듦을 함께 헤쳐나가야 하는 동지임은 틀림없다. 지금 40대 이 시기가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도 치이는 상황인 것 같다. 이 과정을 잘 헤쳐나가면 먼 훗날에 추억하는 날이 오리라 본다.
작가는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 해소의 돌파구를 독서와 글쓰기, 등산 등을 추천하였다. 꾸준히 글을 쓰고 독서모임을 나간 결과로 출간까지 이어진 것 같다. 즐거움으로 시작한 일이 좋은 결과까지 이어져서 독자로서 흐뭇하다. 지금 우리는 여가생활이 다른 종류든 직장과 개인 생활이 균형 있는 워라벨의 삶을 유지해야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작가는 아내에게 ‘로또가 당첨되면 독립 서점을 차리고 싶다’고 말한다. 현실적인 아내에게 자신의 꿈을 발언했다가 호되게 혼이 난다. 독자로서는 먼 미래에는 독립 서점을 운영하는 에피소드를 다룬 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41쪽
불청객인 흰머리가 나 없을 때 친구들을 데리고 우리 집에 허락 없이 오는 것은 심히 불쾌하지만 앞으론 내색 안 하고 맞아주어야겠다.
128쪽
“오빠는 개뿔, 차라리 아들 하나 더 키우는 게 낫지.”
지은 죄가 있으니 더는 말도 못 하고 슬금슬금 방으로 향했다. 아, 가련한 인생이여. 결혼 전 30년간 나름 귀여움 많이 받은 막내아들로 살았는데, 이런 구박대기로 전략하다니. 삶은 집 앞 문방구 뽑기처럼 예측할 수가 없구나,
슬픔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하긴 혼나도 싸지. 분리수거도 하나 똑바로 못하는 팔푼이인걸. 이럴 줄 알았으면 이것저것 배워둘걸. 어머니와 누님들의 비호 아래 그저 말만 잘 듣는 순둥이 아들이자 동생 역할만 했다. 그나마 결혼해서 아이가 태어나고 주말에 일하는 아내 덕에 밥, 빨래, 청소의 초급 단계를 겨우 지났다.
그에 반해 아내는 뭐든지 척척이었다. 화려함 뒤에 숨겨긴 장녀 DNA가 가득했다. (중략) 결혼해서는 착실한 아내를 거쳐서 태어날 때부터 엄마였던 것처럼 아이들을 빈틈없이 돌보았다.
235쪽
인맥이란 핸드폰에 저장된 사람 수가 아니라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을 말한다.”
237쪽
누군가는 죽음의 공포를 생각할 여력조차 없이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행복의 조건은 상대적인 것 같다.
267쪽
계절은 날씨가 바뀌는 것일 뿐인데 봄은 냄새로 느끼고, 여름은 뜨거워진 심장으로, 가을은 센티한 '갬성'이 돋아나고 겨울은 벌거숭이 나뭇가지에 이입된다. 떠나는 계절을 그냥 보내지 못한다. 쭈글한 중년 아재 모습을 탑재하곤 소년의 마음으로 앓이를 한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