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네, 저 생리하는데요?
오윤주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8월
평점 :
판매중지
① 책 제목 / 저자

② 감상평과 느낀점
생리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므로 감출 이유도 없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어릴적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을 때 배란일에 대해 집중적으로 배웠던 기억이 난다. 그 내용을 뒤집어 보면 여자는 '임신 가능성이 있으니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남학생들에게는 여자를 존중해야 한다는 교육은 전혀 없었다. 성교육은 오로지 ‘여자’만을 위한 수업이었다. 그래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도 않았고, 아파보지도 않은 남자들에게 여자들이 생리를 하면 아프고 우울하니까 이해를 해줘야 한다고 요구하는 건 무리인 것 같다. 대신 이해를 구하기보다는 인정은 해 주길 기대한다.
또한 여자들은 생리가 묻으면 옷에 김치 국물이 흘린 정도의 민망함만 가지고, 보는 이들은 그 정도의 시선으로바라보면 될 것 같다.
이 책에서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 작가의 주장은 한결같이 '/생리를 하는 것에 떳떳함과 창피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자신이 생리통으로 하루에 여섯알로 버티면서도 자신의 일이 생리로 인해 방해되고 싶지 않아서 참았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여성의 생리의 고통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에게 추천할 가치가 있는 책이다.
③ 마음에 남는 글귀
p 18
여성이라면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자연스럽고 평범한 몸은 운동이야. 너도 곧 엄마처럼 피를 흘리게 되는 날이 올 거야. 그때가 되면 너는 피를 흘리는 네 몸을 자랑스러워 해야 해 . 그건 아주 대단하고 멋진 일이거든. 그러나 매달마다 피 흘리는 일이 힘들고 귀찮다면, 넌 얼마든지 생리를 그만하기로 선택할 수도 있어. 네 몸은 네 것이니까. 엄마가 내게 이렇게 말해줬다면 어땠을까?
p 20
왜 '남근'이나 '양물'처럼, 여성의 생식기를 선망하듯 부르는 말은 없을까? 고추에 대응하는 언어는 없을까? 여성의 생식기를 비하하지 않고 성적인 의미를 담지 않고 일상적으로 칭할 수 있는 언어는 없을까? 여자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올바른 표현은 대체 무엇일까?
p 31~32
여자아이가 초경을 시작할 때 주위 어른들이 어떻게 가르치고 인도하느냐에 따라 한 여성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 나는 초경이 여자아이에게 부담과 억압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초경이 그 아이가 체험하는 여성혐오의 첫 시작이 아니었으면 한다. 처음에만 축하받고 그 이후로는 입 싹 닫게 되는 경험이 아니었으면 한다. 기쁘고 즐겁도 멋진 기억이길 바란다. 모두에게 축하받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경험이길 바란다. 아이의 당혹스러움과 불안을 따뜻하게 다독여줄 어른이 주위에 있길 바란다. 피를 보고 놀랐을 여자아이에게, 그건 부끄러운 일도 수치스러워 할 일도 아니라고 말해줄 어른이 있길 바란다.
p 35
생리혈 때문에 온종일 생리대를 하고 있어야 하거나 탐폰 같은 걸 사용해야 하고, 하루에 네다섯 번은 화장실에 가서 갈아줘야 하고, 피가 샐까봐 밤에 잘 때도 야외 활동을 할 때도 여행을 가서도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한다면 어떨까? 매 맞는 고통에 무뎌질 수 없듯 생리의 고통과 불편함 역시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예민해 지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슬프게도 여자들은 웬만해서는 월경 기간에 그 사실을 드려내지 않는다. '생리해서 예민한 여자'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p 47
월경하는 여성에게만 가해지는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잣대를 깨부숴야 한다. 절대 피가 새서는 안 된다고 여자아이를 교육시킬 것이 아니라, 피가 좀 샜다고 뒤에서 수군거리거나 조롱하는 사람들을 교육시켜야 한다. 괜찮다고, 그럴 수도 있다고 받아들이 도록, 그런 상황에서는 놀리거나 비웃지 말고 도와줘야 한다고 가르쳐야 한다.
p 53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유롭게 발화할 수 있는 분위기이다. 월경이라 부르든 생리라 부르든, 정혈이라 부르든, 어떤 용어든 내가 주체적으로 선택하여 발화하고 호명할 수 있는 그 힘이 중요하다. 가장 무서운 것은 침묵이다. 생리를 돌려 말하는 표현 중 '그 날'이나 '그것'은 너무 특정성이 떨어지는 표현이기도 하지만 우리를 침묵시키는 언어라는 점에서세 최악이다.
p 54
왜 생리 이야기만 꺼내면 분위기가 얼어붙을까? 우리는 더 이상 생리에 관해 목소리를 낮출 필요도, 남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생리는 금기의 단어가 아니다.
p 62~63
면 생리대 쓰지 않는 이상 일회용 생리대에는 몸에 좋지 않은 화학물질이 첨가될 수밖에 없다는 절망적인 뉴스뿐이었다. (중략) 여성들의 몸과 알권리는 나중으로 미뤄졌고 사소한 것으로 축소되었다 여성은 단지 2등 시민일 뿐이라는 사실을 그때처럼 확고히 느낀 적은 없었다.
p 90
나는 여성에게 브래지어를 착용하거나 착용하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 누구도 그것을 빌미로 여성의 인격을 모독할 수 없다는 걸 안다. 내가 억울하게 당한 일에 대해 더는 내 탓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역시 알게 되었다. 내가 브래지어를 하든 안 하든, 몸에 딱 붙는 옷을 입든 안 입든, 성추행과 성폭행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건 나의 문제가 아니라 가해자의 문제다.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2차 가해를 할 것이 아니라, 가해자를 벌주어야 하는 문제다.
p 194
하지만 생리 때문에 일을 못 하고 방해된다는 소리를 죽기보다 듣기 싫어서 온종일 내몸을 무리하게 희생시켜가며 스스로 만족할 만큼 촬영에 열심히 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