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호지스 3부의 완결작 - 엔드 오브 왓치

엔드 오브 왓치 ㅣ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7월

 미스터 메르세데스 킬러가 돌아왔다, <엔드 오브 왓치>

 SF, 호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를 최고의 작품들을 선보였던 스티븐 킹이 처음으로 도전한 탐정 추리소설인 빌 호지스 3부작은 나오자마자 에드거 상을 수상하고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을 한다. 이미 기존 장르소설에서 보여준 그만의 독특한 매력와 완성도 높은 필력이 추리소설에서도 빛을 발휘한 것이라고밖에는 평가할 수 없다. 특히 시리즈의 완결편인 [엔드 오브 왓치]에서는 1부에서 퇴직 형사와 빌 호지스와 최후의 대결을 펼친 것이라고 생각했던 미스터 메르세데스 킬러, 브래디 하츠필드와의 질긴 악연이 다시 시작된다. 지금은 호지스의 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홀리에게 타격을 받은 브래디는 식물인간 상태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가운데, 브래디가 일으켰던 테러 사건의 희생자들 중 한 명이 어머니와 함께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들과 공조 수사를 펼치는 호지스와 홀리는 연이어 벌어지는 사건들과 병원에 누워있는 브래디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직감한다. 하지만 여러 개의 호스를 꽂고, 수많은 의료지들로 둘러 싸여있는 병동에 있는 그가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아낼 수 없다는 것이 이번 사건의 관건이자 핵심이었다.

 천재 작가 로스스타인의 육필 원고를 둘러싼 사건으로 전개되던 2부 [파인더스 키퍼스]와 달리, 이번 3부에서는 시리즈 완결편답게 빌 호지스와 깊은 악연이 있는 브래디 하츠필드가 돌아온다. 그런데 그 돌아오는 과정이 일반적인 작품들과 다르게 스티븐 킹의 작품 세계관을 관통하는 장르적인 장치가 활용된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물론 정통 추리 소설의 원칙들을 중요하게 여기는 독자들에게는 이번 작품의 그런(?) 설정이 당황스러울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염력이라는 이 설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 독자라면 이번 작품을 굉장히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기괴하면서도 충격적인 방법으로 자신이 노리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브래디의 악행을 호지스와 그를 돕는 주변 인물들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도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이다. 특히 전작들에서 빌 호지스와 인연을 맺은 홀리, 제롬, 피트 등이 이번 작품에서도 얼굴을 내비치면서 이 시리즈 팬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스티븐 킹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 빌 호지스 3부작 역시 TV 시리즈로 제작되어 방영을 앞두고 있다. 원작소설과 영상물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