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의 띠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9
프랑크 틸리에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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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이동이나 변주, 예측 등을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 만화 그리고 소설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쏟아져 나오고 있다. 초능력을 사용할 수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만약 현재가 아닌 과거와 미래를 왔다 갔다 하고 혹은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예측하게 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매우 흥미롭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막심 샤탕이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함께 문학 동인을 형성하며 활동 중인 프랑스 작가 프랑크 틸리에의 소설인 이 작품 역시 그러한 기발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심리 스릴러물이다.

 

 호러영화에 자주 쓰이는 모형 등을 만들며 살아가는 스테판 키스메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슬같은 운명 때문에 아내인 실비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집안에서 주로 살아가고 있다. 그에게는 환영을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사건과 연루되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다. 이러한 과거의 고통에서 완전히 도망칠 수 없는 키스메에게 또 다른 환영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편, 이제 임신 중인 아내 셀린이 걱정되는 프랑스 파리 경찰청 강력반 형사 빅 마르샬은 매우 기괴한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왕년의 포르노 스타가 아주 엽기적이고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되고 이어서 또 다른 여성이 죽는다. 이러한 일들의 일부인 조각 환영을 보게 된 스테판 키스메는 스스로 이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용의자로 몰리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 소설의 제목인 뫼비우스의 띠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결국 미래를 예측하고 그것을 바꾸려고 해도 바꿀 수 없는 스테판의 상황과 어느 지점에서 출발해도 결국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뫼비우스의 띠는 공통점이 많다. 결국 독자들은 스테판과 빅 마르샬이 언제 즈음에 극적으로 만나서 이런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행하는 범인을 잡을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스테판과 빅의 아내들인 실비와 셀린까지 연루되면서 더더욱 상황은 극적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시간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처럼 이 소설 역시 매우 복잡하고 디테이한데, 그것이 텍스트라는 매체에서 더욱 복잡성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지루하다기보다는 오히려 그런 상황으로 점점 빠져 들게 되면서 흥미가 증가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작가로서 매우 어려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영리하게 스릴러라는 장르에서 풀어낸 프랑크 틸리에의 필력에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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