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의 여행, 여행 - 풍경, 사람, 기억에 관한 오키나와 여행 이야기
고현정 지음 / 꿈의지도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름 석 자 만으로도 대중에게 어떤 이미지가 확고하게 각인된 배우들이 분명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한석규, 김희선, 송강호, 전도연 등등의 여러 배우들은 그 이름이 주는 강인한 힘을 선사하는 놀라운 능력이다. 그리고 그런 배우들 중에서 단연 빠지지 않는 중년의 여배우가 바로 고현정일 것이다. 미스코리아 출신의 당대 톱배우이자 MC에서 재벌가 결혼으로 잠정 은퇴를 하고 다시 이혼을 하고 배우로 복귀한 그녀의 삶은 어쩌면 배우보다 더 화려하고 치열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고현정이라는 이름은 그녀가 배우로서 가진 이미지의 총합이자 대중의 회기심과 관심을 끄는 브랜드 자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뷰티 관련 서적을 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여행 에세이를 냈다고 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보게 되었다.




 어느 날 물을 지독히도 싫어한다는 연잎이 물방울을 바로 바로 버리는 것이 아니라 모아서 한꺼번에 와르르 좍 쏟는다는 기사를 읽고 흥미로웠다. 왜 그럴까? 한 번에 모아서 비우면 잎에 묻은 자질구레한 먼지나 포자, 세균이 물방울에 말끔히 씻겨 나가 깨끗해진 잎으로 광합성이 훨씬 잘 된다는 거다. 완벽하게 비우기 위해 연잎은 그 싫어하는 물을 안고 고통의 시간을 견디는 거다. 기왕 소진될 거라면 나도 물방울을 모아서 한 번에 확 쏟아내고 싶다. 끝까지 다.


                                                                                                - 책 속에서




 그리고 오키나와의 풍경과 저자의 사색을 보고 읽으면서 저자가 정말 글을 잘 쓰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기술적이고 기교적인 부분이 아니라 누구나 그 순간이나 생각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담백하게 써내려갔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과 결혼, 사랑과 우정, 가족과 친구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라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하게 되었다.


 수많은 여행지들 중에서 왜 오키나와였을가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굳이 어느 여행지어야 한다는 것보다 그 장소에서 느끼는 저자의 감정과 사색이 여행 에세이의 목적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오키나와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여행 정보를 얻으려고 하기 보다는 오키나와를 여행하면서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이 책을 활용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