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적의 시간 - 서울공대 26명의 석학이 던지는 한국 산업의 미래를 위한 제언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지음, 이정동 프로젝트 총괄 / 지식노마드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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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의 하나로 불리며 전쟁의 폐허 속에서 경제대국 10위권이라는 놀라운 성장을 기록한 대한민국의 경제 상황이 요즘 들어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고 많은 전문 기관들과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당장 이런 상황이 변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대외적으로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위기, 일본의 엔저 현상, 미국의 금리 인상 분위기, 그리고 유가 하락 등의 요소들이 있다. 대내적으로는 고용 시장 불안과 부동산 시장 거품 붕괴 위기 그리고 소비 감소 등이 경제를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요소들이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국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어준 각 산업 분야들에 속한 기업들이 수출 감소와 혁신 기술 부재 그리고 인재 유출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1970년대와 80년대 눈부신 성장을 하였던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라고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서울공대 26명의 석학들의 한국 산업의 미래를 위한 충고가 담긴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근본적인 대책의 일환이 되어줄 것이다.

 

 서울대 공과대학교의 다양한 전공 교수들이 참여한 이 책은 각 교수들이 현재 우리나라 산업계가 처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모두 자신이 전공하고 가르치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모두 모아서 생각해보면 축적과 관련된 이야기가 핵심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 책의 1장 제목이 '창조적 축적, 한국 산업의 미래를 여는 키워드'라고 하는 것도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산업 선진국들에게는 이러한 창조적 축적을 바탕으로 한 성장의 원동력이 있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는 그것이 없다는 문제이다. 바로 옆 나라이자 G2로 부상한 중국 역시 거대한 내수 시장에서 여러 가지 시행 착오를 통해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였고, 이것이 바로 고도 성장을 이루고 있는 힘이 되어주었다는 것이다. 실패나 성공을 떠나서 혁신적인 기술력과 정보, 인재 등이 축적된 산업은 그 어떠한 자원들보다도 소중한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정부 관료들과 각 기업의 경영진들이 이 책 [축적의 시간]에서 언급되고 지적하는 부분들을 정말 몰라서 변화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를 모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러한 문제들을 보고도 변화의 필연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어쩌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자리수 경제 성장률이나 2만 달러 국민소득과 같은 눈에 보이는 수치가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최소 100년을 바라보는 한국 경제의 산업 기반의 틀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바로 그러한 힘든 노력 없이는 현재의 상황을 개선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최고의 브레인들이 쓴 책이라서 일반인들이 한 번에 읽고 단번에 이해하기에는 조금은 어려운 느낌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내용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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